아크릴 캡이나 비닐봉지 등을 이용, 농산물의 크기와 모양 등을 일정하게 만드는 인큐베이터 농산물이 늘고 있다. 일반 농산물에 비해 적게는 10~20%에서 많게는 수배 이상 높은 값에 판매되는 인큐베이터 농산물은 고른 품질 덕분에 유통업계와 소비자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어 농가들 사이에서도 인큐베이터 상품 개발이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다. 독특한 모양…소비자 호기심 자극당도 높고 안전, 신선도도 오래 가일손 많이 들고 자재비 증가 ‘단점’ 과잉생산 금물-품질관리 철저해야 ▲특징과 장점=아크릴 캡 오이로 처음 시장에 등장한 인큐베이터 농산물은 이제 애호박을 비롯해 모양 표고버섯, 네모 수박, 네모 오이, 하트 감귤까지 그 품목과 모양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크기나 모양이 일정하게 자라기 때문에 기형과 발생률이 낮은 반면 특·상품의 비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은 인큐베이터 농산물의 가장 큰 장점으로 손꼽힌다 게다가 표면이 농약 등에 직접 노출되지 않아 안전농산물을 찾는 소비자 요구와도 잘 맞아 떨어진다. 과일류의 경우 일반 농산물과 비교해 당도가 높고, 신선도도 오래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양이 독특한 하트 감귤이나 모양 표고버섯의 경우 소비자들의 감성과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에 소비가 활발해지는 효과를 얻고 있다. 가격도 일반 농산물보다 높아 지난해 인큐베이터 애호박의 경우 일반 농산물에 비해 8kg들이 1상자를 기준으로 최고 5000원 이상 높게 거래됐다. 하트 감귤은 일반 노지 감귤보다 1.5배 이상 비싼 개당 1천원을 호가하는데도 없어서 못 팔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네모 수박은 공급 초기에만 해도 한통에 10만원선에 판매되기도 했다. ▲단점=잘만 재배하면 고부가가치 농산물로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하지만 재배 기술이나 유통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과잉 생산에 치중하면 시장에서 외면당할 수 있다는 것이 인큐베이터 농산물의 양면성이다. 인큐베이터 농산물은 생육 상태에서 일일이 틀을 씌워야 하기 때문에 일손이 많이 필요해 인건비가 상승할 뿐 아니라 애호박이나 오이용 봉지의 경우 각각 장당 48원, 42원이라는 적잖은 자재비용이 소요된다. 반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한 아크릴 캡 역시 초기 제작비용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더욱이 최근에는 인큐베이터 농산물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일부 품목의 경우 과잉 생산으로 인한 차별성이 소멸, 도매시장에서 일반 상품에 비해 오히려 가격을 낮게 받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성공조건=누구나, 또 아무 작물에나 인큐베이터를 활용한다고 해서 높은 값에 판매될 거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 흔히 인큐베이터 농산물은 특별한 생산 노하우가 아닌 성형 틀을 과실의 비대 직전에 씌우기만 하면 되는 비교적 손쉬운 기술로 생각하지만, 오히려 더욱 꼼꼼한 품질 관리가 요구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착과와 선별을 철저히 실시하고, 품질이 떨어지는 상품은 과감히 출하를 하지 않아야만 과잉 생산으로 인한 가격 하락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인큐베이터 농산물의 경우 식당에 공급되는 식자재용보다는 일반 가정용으로 많이 쓰이고 있는 점을 고려해 벌크용에는 일반 농산물을, 가정용으로는 인큐베이터 농산물을 공급하는 등 주 수요처의 성격에 맞는 공급이 중요하다. 충북 오송농협 판매계 정성재 대리는 “인큐베이터 농산물의 과잉 생산은 오히려 차별성을 떨어뜨려 가격을 하락시킬 우려가 있다”며 “일반 농산물보다 더욱 철저한 품질 관리와 면밀한 시장 분석을 통한 틈새시장 공략이 인큐베이터 농산물의 성공 요건”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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