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포장 부실…청소년 구매심리 자극 못해

합격 문자 사과 이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겨냥한 마케팅 농산물들이 매년 새롭게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색 마케팅 농산물들은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뿐 대량 판매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실제로 이번 수능을 앞두고 일주일전 부터 사각 문자 사과를 공급했던 농협 하나로클럽의 경우 판매량은 15kg짜리 50상자에 그쳤다. 이 가운데 일부는 수능시험 당일 이후 재고상품으로 전락해 정상품보다 20%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 것이다. 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들은 판매 목적이 아니라 단순히 구색 상품 차원에서 공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수능을 겨냥한 농산물들이 일반 농산물에 비해 15~20% 가량 비싼 반면 품질이나 포장이 뒤떨어져 구매심리를 자극하는데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의 김석기 MD는 “수능 시험 전 반짝 판매되는 상품이라 생산농가에서도 리스크를 감안해 일반 상품에 비해 가격을 비싸게 공급하는데다 포장 역시 획일적인 방법으로 제작, 소비자들의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또 주 소비층이 학생들이다보니 농산물은 선호하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시장에 공급될 수능 마케팅 농산물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소비지의 성향을 고려해 품질과 맛, 포장기법 등의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브랜드화를 통해 안정적으로 물량을 공급하고 가격을 낮춰 수요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유통전문가들의 조언. 이밖에 △고품질 상품 공급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포장재 개발 △낱개·소포장 상품 개발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경상대 농업경제과 김진석 교수는 “수능 마케팅 농산물도 하나의 틈새시장이지만 이를 전문적으로 공략하면 안정적인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선물용도에 맞게 안전한 고품질 농산물을 공급하고 포장을 차별화한다면 인기상품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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