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까르푸·홈플러스 등 포기당 580~990원 ‘원가이하’ 판매 나서

대형 할인점들이 경쟁적으로 배추 할인판매에 돌입함에 따라 농민들과 유통업계의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도매시장 타격…배추값 5톤 300만원대 급락농가·산지유통인 "공정거래 위반" 반발 고조 최근 일부 대형 할인점들이 김장배추를 저가로 할인판매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농민과 도매시장 유통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김치파동과 국내 재배면적 감소 등으로 배추 도매 값이 5톤 1차당 600만 원대, 소매 값이 포기당 3000원대에 육박하면서 대형할인점들의 배추 산지거래가 대폭 늘어났다. 이들 유통업체들은 수입김치에 대한 불신으로 김치를 직접 담그는 사례가 많아질 것으로 보고 배추를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에 덤핑 판매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수도권 43개 매장에서 배추 포기당 780원에 판매를 시작했고 이달 중순부터 전국 70개 전 매장에서 우리농산물 알뜰 김장대축제를 열고 저가판매를 시도할 계획이다. 까르푸와 삼성 홈플러스도 지난 10∼13일에 포기당 790∼990원에 할인 판매하는 등 배추 저가판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들 매장에서는 1인당 구매물량은 5포기 이내로 제한하고 있으나 도매시장이나 일반 유통시장 가격과 큰 차이를 보여 공정거래 위반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들 대형할인점과 백화점들이 현재 확보한 배추물량은 적게는 30만 포기에서 최고 130만 포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당분간 배추를 이용한 할인판매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가락동 시장에서 배추를 취급하는 한 중도매인은 "대형 할인점들이 배추 1포기당 1000원 미만에 판매한다는 것은 산지가격을 감안할 때 적자판매로 주부들을 유인하기 위한 미끼상품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광형 전국산지유통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산지에서 평당 7∼8포기가 수확될 경우 예년평균 산지거래 값인 4000∼5000원을 감안하면 포기당 600원대가 소요되고 수확비와 운송비 등을 감안할 때 1000원 미만에 판매한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판매가격"이라며 유통업체들의 배추 할인판매로 농민들뿐만 아니라 도매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수입김치 파동 이후 도매시장 배추 값은 상품평균 가격이 600만 원대에서 현재 300만 원대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전국 산지 배추재배면적 감소에도 불구,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소비지 대형할인점 등 유통업체들의 저가 할인행사가 알려지면서 도매시장 구매량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특히 김치공장 등의 단체급식 물량 감소로 도매시장 배추 구매량도 크게 줄어 산지물량을 대량 확보한 산지유통인과 도매시장 중도매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가락시장 대아청과의 한 관계자는 "산지에서 평당 5000∼6000원, 되치기 거래의 경우 1만원까지 오른 상황에서 대형할인점들의 저가 할인행사는 소비부진 가중과 유통시장의 혼란만을 초래할 것"이라며 유통업체들의 자중을 요구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의 한민수 실장은 "배추를 산지와 계약재배하고 판매량을 제한한다고는 하지만 미끼상품일 수밖에 없다"며 "농협과 정부가 농가의 안정적인 수취가격 보장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동북아농축산유통연구원의 김정기 박사는 "대형유통업체들의 치열한 판매경쟁 속에서 농산물이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미끼상품으로 전략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시장가격을 왜곡하거나 농산물의 수급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불공정거래 측면에서 정확한 실태조사와 함께 부적합시 일정부분 제재도 뒤따라야 한다"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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