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생산량 2배’ ‘값 2배’

사과 M26(왜성) 나무의 교정으로 고품질 다수확에 성공한 안용식 씨. 높은 수확량과 고품질로 주위 농가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신초 20~40㎝때 하향유인, 결과지 얻고개량 방추형 전정…햇빛 투과 원활하게질소질 과잉 막기위해 미량원소만 보충장방형에 과 굵고 색택 뚜렷 주문 쇄도 충남 태안군 태안읍 장산리에서 후지사과 6500여 평을 재배하고 있는 안용식(59)씨는 올해 생산한 사과가격을 얼마로 정할지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에 거래했던 S업체 구매담당자가 올해도 전량 직거래 해 줄 것을 요구한데 이어 다른 경쟁 유통업체 관계자들의 주문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안 씨가 이렇게 다른 사과재배농민들과 달리 배짱 판매를 시도하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완만한 산 중턱에 자리 잡은 그의 사과밭은 주변 농장과 달리 주렁주렁 달려 있는 사과 색깔이 유난히 진할 뿐만 아니라 겉으로 보기에도 물량이 많다. 이상하게도 사과나무 자체는 수십 년 됐는데 새로 나온 가지에 많다고 느낄 정도로 고르게 열려 있는 모습은 그야말로 그림 같다. 한국과수농업협동조합연합회의 공동브랜드인 썬플러스(Sunplus)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안 씨는 지난 2003년부터 30여 년간 재배해 온 M26(왜성) 농원 구조개선 사업에 참여해 3년 만에 고품질 다수확 사과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많은 사과 재배농민들이 오랜 고목에서는 생산량이 줄거나 상품성이 떨어져 농원을 갱신해야만 했다. 그러나 안 씨는 약 1000주 가량의 성목에 대해 주지에서 신초를 발생시켜 20∼40cm 자랐을 때 하향 유인하여 결과지를 얻어냈다. 또한 개량 방추형 전정을 통한 수형 교정과 수관내부까지 햇빛을 유인토록 했다. 여기에 그동안 화학비료 등 과다시비로 인한 질소질 과잉현상을 막기 위해 화학비료 대신 미량원소만을 보충해 왔다. 이런 결과로 주당 잘 된 사과는 40과 이내 물량이 전체 70%를 넘어서 생산량이 기존의 2배 이상으로 증가했고, 햇빛 투과가 원활해짐에 따른 색택이 뚜렷해졌다. 또한 사과 모양이 굵을 뿐만 아니라 유통업체들이 선호하는 장방형으로 특품기준에 포함됐다. 지난해 이 같은 재배방법으로 사과를 수확해 S업체에 20∼30과들이 5kg 1상자를 5만원, 15kg 15만원 선으로 일반 재배로 얻은 특품 가격에 2배 가량 접근했다. 특품 물량이 많은 데다 고가에 판매되기 때문에 안 씨는 지난해 농원구조 개선으로 해당 면적에서만 1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안 씨는 “앞으로 사과가 수입된다 해도 겁나지 않는다. 농원 개선을 통해 좋은 사과만을 만든다면 경쟁력이 충분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인근 홍성군 홍북면의 박성희씨는 “같은 사과를 재배하지만 농원구조개선을 통한 농장은 단보 당 수확량 뿐 아니라 품질이 좋은 것이 확실하다”며 안 씨 농장을 부러워하기도 했다. 한국과수농협은 2010년까지 전국의 사과, 배, 귤, 단감 등에 대해 고품질 과실 생산 프로젝트를 만들어 선플러스 회원을 1만명 육성키로 했다. 현재 1300여명이 이에 동참하고 있고 사과는 250여명이 참여해 고품질 사과생산이 가능해졌다. 이번 사과 농원구조개선을 주도한 한국과수농협의 정연수 이사는 “폐목이 돼야 할 사과농장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제는 결실량을 계산해 맞춤형 사과농사를 지을 수 있을 것”이라며 고품질 사과생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홍치선hongc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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