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배추값 더 떨어질라” 불안

국내산 김치와 절임배추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된 이후 배추농민들이 소비 둔화로 인한 가격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산 및 국내산 김치의 기생충 알 파동이후 가공용 김치 판매량이 현저하게 줄고 있다. 국내산 502개 제품 중 불과 16개 제품에서만 기생충 알이 검출됐음에도 소비자들이 전체 가공김치에 대해 불신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농림부는 올 김치제조 업체의 생산량이 예년보다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결국 주산지와 도매시장에서 김치제조 업체로 분산돼야 할 물량이 정체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농가들은 배추 고가 판매의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배추가격하락에 대한 불안감에 쌓여있다. 현재 배추 출하대기 중인 충남 아산·당진, 전남 영암·해남 등에서 산지거래는 거의 마무리 됐으나 계약금만 받은 농가들이 대부분이어서 기생충 알 여파로 배추가격이 하락할 경우 잔액을 제대로 받기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배추재배농가 김 모씨(충남 당진)는 “정부가 원인규명도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무턱대고 기생충 알 검출 문제를 터트려 너무 황당하다”며 “아직 배추 값도 다 못 받은 농가들이 많은데 잘못되면 어쩌나하는 생각뿐”이라고 하소연했다. 특히 가락시장에서 8일 배추 평균가격이 360만원대로 이달 평균보다 15% 떨어지자 배추 가격 하락세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가락시장 관계자들은 배추 가격 내림세를 기생충 알 파동과 연계해서 분석하면 곤란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자칫 시장 상황과 다르게 배추 소비둔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아청과 이상용 기획실장은 “배추 하락세는 단지 물량증가에 따른 결과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동광leedk@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