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감귤 출하가 시작되자마자 비상품감귤을 출하하는 불법행위가 기승을 부리며 감귤유통처리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여지없이 나타나는 감귤불법 유통행위. 새파란 감귤을 각종 화학물질을 이용해 강제로 노랗게 착색하는 행위는 제주감귤의 오래된 병폐이며 연례행사다. 농가와 상인들의 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 ‘감귤살리기’는 요원할 뿐이다. 감귤의 위기는 일부 오렌지 수입에 따른 이유도 있지만 과잉생산과 비상품감귤 출하 등 스스로의 잘못도 매우 크다. 제주감귤은 그동안 감귤원 폐원과 1/2 간벌 등 적정생산을 위한 자구노력을 지속한데다 지난해에는 유통명령 실천으로 비상품감귤을 차단한 결과 좋은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올해에는 감귤출하가 시작되면서 비상품감귤 유통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비상품감귤의 불법출하를 범죄행위로 인식하지 못하고 관행적으로 출하하는 몰지각한 상인들이 존재하는 한 제주감귤은 어느 순간에 벼랑으로 떨어져버릴지 모를 일이다. 비상품감귤 하나 때문에 품질 좋은 감귤 수십 수백 상자의 가격을 폭락시킬 수도 있다. 감귤 하나하나에 정성을 쏟고 신선하게 소비자들에게 내놓고자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이기적인 생각을 버려할 때다. <김현철 제주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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