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정부와 농협 등은 이러한 직거래가 중간상인들이 개입되지 않으니까 농가수취가격은 높아지는 반면 소비자가격은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직거래는 IMF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물가안정 논리로 소비자구매가격을 인하하는데 초점을 둠으로써 농가는 그다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 농수축협은 고통분담에 동참하라는 정부의눈치를 보느라 보여주기식 직거래를 추진하면서 큰 유통비용을 들이고 있어, 이대로 가면 결국 농어민의 부담이 될 것이라는 비판을 낳고 있다.특히 이들 직거래의 대부분은 농민과의 직거래는 극히 소량에 불과하고 물류센터나 도매시장내의 농협공판장에서 물량을 조달하고 있어 ‘엄밀한 의미의 직거래’가 결코 아니라는 분석. 여기에 종사자들의 전문성이나 의욕도 떨어지고, 반 어거지로 소비자가격을 내리다보니 많은 유형이 적자만 불리고 있다.실제 농협자회사인 (주)농협유통이나 농협중앙회 집배센터가 운영하는 ‘하나로클럽’의 경우 양재물류센터에서 물량을 조달한다고 하지만, 일부 채소와 과일류는 가락공판장에서 구입하고 있다. 매출이익률은 평균 4.8%로대형할인점의 8~10%나 수퍼체인 17~20%보다 낮아 주로 농협중앙회 집배센터부설 하나로클럽들은 적자운영이 많다.중앙회와 회원조합의 수퍼마켓인 ‘하나로마트’형태 가운데 신촌수퍼의경우 농협유통을 통한 주문조달이 45%, 영등포·구리·가락공판장에서 45%를 가져오고 작목반 직거래는 겨우 10%에 불과하다. 회원농협들이 서울에매장을 내는 직판장 형태는 자기 조합 또는 인근농협에서 50%만 조달하고나머지 50%는 가락시장 등에서 구매하기 때문에 본래적 의미의 직거래와는거리가 멀다. 이들 하나로마트의 매출이익은 7~11%로 경쟁업태인 일반슈퍼의 15.5% 보다 낮다. 특히 하나로마트는 1차농산물은 농협유통에서 가공식품이나 생필품은 농협중앙회 생활물자물류센터에서 공급받기 때문에 가격의탄력성이 적어 단기적으로 가격면에서 수퍼마켓, 백화점식품매장보다 비쌀때도 있다.농협금융점포에 설치된 ‘신토불이창구’는 매장 자체가 협소하고 곡류가대부분이어서 상품구색이 제한돼 ‘원스톱쇼핑’에 한계가 있다. 특히 종사직원의 전문성이 거의 없는데다 원하는 물량을 원하는 시간에 공급하지도못해 경쟁력을 갖지 못한다.축협중앙회 직영 시범판매장의 경우 인건비, 관리비 등 비용이 정육점보다훨씬 높고, 축협 금융점포내 직판코너는 냉동된 정부 수매육만 싸게 팔고있어 한우고급육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이러한 상설판매점과 구분되는 생산자단체 운영의 주말장터는 수익성이 거의 없고 고급인력만 낭비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소량거래로 농민들의 참여가 적고 가격도 도매시장 가격 등을 참고로 하기 때문에 농민에게 이익이되지도 않는다. 차량순회판매의 경우 완전히 인력과 차량을 낭비한다는 지적이고, 인근 소매점의 반대, 아파트부녀회가 출입비를 요구하는 등 걸림돌이 많다.최근 관심이 높아지는 생협과의 직거래는 아직 유기농산물 위주의 취급으로 규모의 경제를 시현하지 못하며,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지도 못한다.통신주문판매나 텔레마케팅, TV홈쇼핑, PC통신 등을 통한 각종 통신판매는곡류나 건조식품, 가공식품 중심이고 우체국 의존으로 배달시간이 길어 소비자요구를 제때 맞추지 못한다.<이상길 기자>발행일 : 98년 6월 15일
이상길leesg@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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