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도매시장에 출하된 상추, 시금치, 깻잎 등에서 기준치를 넘는 농약잔류물질이 검출돼 농민들이 대량 입건되는 사태가 발생했다.가뜩이나 환경호르몬에 관심이 집중된 시기에 발생한 이 사건은, 소비자들사이에 농산물은 위험하다는 오해마저 불러 일으킬 소지가 있다. 생산농민은 할 말이 없지 않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제는 더 이상 안된다는 인식이확산되고 있다.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적발된 상표는 치명타를 입고 있다. 생산단지, 단체, 지역의 문제이며 농산물 수입자유화시대에 우리 농업의 신뢰성을 흔드는 문제다. 본보는 지역내 공동의 노력과 자율적인 생산농민의 각성을 위해 4회에 걸쳐 심층분석한다.도매시장 출하 농산물에서 잔류농약성분이 검출되자 농민들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우리 농산물에 대한 불신이 커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때문이다. 안전하고 질좋은 이미지가 홰손돼 우리 농산물에 대한 믿음이 깨지면 개인차원을 넘어 농민 전체에게도 큰 피해가 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경기도 성남농협 한 관계자는 “한번 잔류농약성분이 검출돼 적발되면 큰벌금을 물어야 하는 것도 문제지만 도매시장 출하시 계속해서 요주의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관계당국에서는 적발됐던 지역에서 출하된 농산물에 대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농민들도 이런 문제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그래서 기존에 사용하던 출하단체명을 쓰지 못하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성남농협도 그같은 경우에 속한다. 앞으로는 포장박스에 성남농협이란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개별 농민의 이름이나 작목반 명칭만 쓴다는 것이다.이제 농민들은 스스로 농약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성남농협은 앞으로 잔류농약성분 적발 작목반에 대해서는 모든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작목반별로는 서로 적발되지 말자는 결의를 내기도 한다.성남에서 상추를 재배하고 있는 한 농민은 “이제는 출하전에 최대한 조심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속성검사기가 정확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불안한 마음에 사전검사를 하는 예가 늘어나고 있어요”라고 했다.이번에 적발된 잔류농약검출 농산물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올초부터 7월1일까지 조사한 총 7천50여건 중에서 83건이 적발됐으니 불과 1%밖에 안되는 비율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결코 가볍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농민들도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더 이상 다른 농산물에 까지 확대해석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경기도 광주군 오포농협 한 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기존의 조치관행에비하면 심하다는 여론이 강합니다. 3백만원이란 벌금은 농민에게는 너무도큰 액수지요. 그러나 농민들이 더 두려워하는 것은 벌금이 아니라 우리농산물에 대한 불신입니다. 어찌됐든 농민들 스스로 경각심을 갖게 됐다는 게큰 다행이라 할 것입니다.”<합동취재반>발행일 : 98년 8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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