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노지산 월동배추의 출하가 마무리되면서 배추 값 변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까지는 소비부진으로 예상 가격보다 낮게 거래되고 있으나 출하물량 공백이 생기면서 일시적 오름세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남 해남군 산이면의 한 배추밭. 가격하락으로 출하도 하지 못한 배추밭을 양파를 심기 위해 트랙터로 갈아엎고 있다.

망배추 10kg 상품 3000원, 예년 절반 수준소비 한파…하우스산 출하 겹치면 폭락 우려21일 현재 서울 가락시장에서는 5톤 트럭상품이 평균 185만원, 특품이 최고 197만원에 거래됐다. 이달 초보다는 최소 10% 이상 오름세를 보였으나 예년의 상품평균값이 250만원대를 형성했던 점을 미뤄볼 때 35% 가량 낮은 값이다. 10kg 망배추도 1망 상품이 평균 3000원선을 나타내고 있어 예년평균값인 6000원대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현재 노지산 월동배추의 출하가 막바지로 산물배추 값은 특·상품을 중심으로 소폭 오름세를 보였으나 망배추는 출하량이 증가추세를 보여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가락시장만 하더라도 하루평균 1000톤 내외의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 망배추 물량으로 최근 별다른 수요 요인이 없는 데다 장기보관에 따른 상품성 손실까지 겹쳐 거래 값이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다. 현재 저장품의 출하가 이뤄지고 있으나 다음달 하우스배추 출하를 앞두고 저장품의 출하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에는 저장품이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그동안 배추값 하락에 따른 늑장 출하로 출하예정물량이 예상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정된 소비환경에서 다음달 초까지 저장배추가 한꺼번에 몰릴 경우 값 오름세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경남 김해 등 하우스배추 주산지의 기온상승으로 출하가 예정보다 빨라질 경우 월동 저장품과의 겹치기 출하가 불가피해 자칫 값 폭락으로 이어질 여지도 있다. 배추값 오름세의 가장 큰 변수는 소비로 아직까지 뚜렷한 소비증가 요인을 찾기 어렵다. 예년의 경우 학교방학 등으로 단체급식 수요가 증가하면서 구매물량이 늘었고, 일반 가정에서도 햇김치를 담그는데 물기가 적은 저장배추를 선호했으나 올해는 이같은 기대마저 무너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이유 등을 들어 당분간 망배추 1망당 상품 값은 3000∼3500원 선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 수요도 한정된 만큼 품질에 따른 분산출하가 유리할 것으로 지적됐다.▲배추값 얼마나 낮나-저장·수송비 등 감안, 망당 4000원은 돼야현재 도매시장에서 거래되는 월동배추는 1망당 2500∼3000원선. 지난해 같으면 4000∼5000원에 거래되던 물량이다. 이들 물량은 지난해 12월말 경에 최고 5000원에 거래될 정도로 값이 높았다. 이후 전망이 흐려지면서 4000원에서 3000원까지 내려간 상태다.산지거래 값이 평당 4000∼5000원에 거래됐다면 도매시장에서 1망당 최소 4000원은 넘어야 한다는 게 유통인들의 얘기다. 왜냐하면 월동배추는 평당 2망과 1/2정도가 담겨지는데 산지유통인이 이들 물량을 거래하면 약 1600원이 소요된다. 여기에 망당 작업비가 약 250원, 저온창고 입·출고비 200원, 저장비 약 500원, 저장창고간 수송비와 서울까지 수송비가 망당 800원선, 여기에 기타 부대비용을 더하면 1망당 3350원에서 최고 4000원 선이 된다. 결국 현재 도매시장에서 1망당 상품이 균 3000원 선이라는 것은 산지거래 값을 감안해 볼 때 망당 1000원 이상 낮다는 것이다. 가락시장 하루평균 반입량도 평일에는 400여톤으로 예년 600여톤보다 적은데도 거래 값은 오히려 30% 이상 낮다. 물량의 문제가 아니라 소비부진이 배추값 약세의 가장 큰 요인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전남 해남 산이농협 판매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저장된 물량의 경우도 저장성이 나빠 품위에 따라 값차이가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해, 산지 상품성도 값 하락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홍치선hongcs@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