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 대목 동안 산지 소값은 한우공급량의 급증과 명예퇴직, 노동법파문, 대기업 부도 등 사회불안심리 확산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수급불균형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반면 돼지값은 수급조절용수입돈육의 확대방출 등 정부의 돈가안정 정책이 변수지만 꾸준한 소비증가에 힘입어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육계와 계란값도 설 특수 수요증가로 강세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설 대목 축종별 가격전망을 통해 양축가들의 적기출하와 계획입식을 유도하고, 특히 약세가 예상되는 산지 소값안정을 위해 한우 사육두수 조절과 소비촉진 방안을 제시코자한다.<한우>이번 설 대목의 한우값은 극히 불투명할 전망이다. 예년의 경우 산지 한우값은 대목 소비증가에 힘입어 일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사육두수가 크게 증가, 대목 출하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전반적 경기침체로 소비가 예년 대목보다 10% 이상 감소, 수급불균형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우선 한육우 사육두수는 지난해 12월 현재 2백84만4천두로 전분기(2백89만1천두)대비 1.7% 가량 감소했지만 전년동기(2백59만4천두)보다는 무려 9.6%증가했으며 당분간 이 수준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결과이번 설 대목의 한우 출하량은 최소한 예년의 출하량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서울지역의 경우 지난 24일 현재 한우공급량은 도매시장출하량 1백51두, 지방육반입량 5백77두 등 모두 7백28두로 평상시의 3배에 달하고있으며 설날에 임박할수록 공급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그러나 지난해 3월 광우병파동 이후 위축되기 시작한 한우고기 소비는 올해도 경기침체의 여파로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소비악재와 더불어 명예퇴직, 노농법파문, 대기업부도 등 사회불안에 의한소비자들의 소비위축 심리가 확산되면서 육류중 고가에 속하는 한우고기의소비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한우전문점을 비롯한 육류유통업체들은 올 설대목 매출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 판매원료육 구매량을 대폭 줄이고 있다.또한 정부가 소비부진을 감안, 예년보다 물가안정용 수입쇠고기 방출량을줄인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으나 대목 전까지 적어도 1일 평균 5백톤 이상공급할 것으로 알려져 한우값 하락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이에 따라 지난 24일 현재 5백kg기준 한우암소 2백45만4천원, 수소 2백43만7천원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산지 한우값은 현 수준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젖소>사상 최악의 폭락사태를 맞고 있는 젖소값은 이번 설 대목에도 저가행진을계속할 전망이다. 지난해 광우병파동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접어든 젖소값은경기불황에 따른 소비둔화는 물론 올해부터 쇠고기 구분판매가 의무화되면서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낮은 젖소고기의 가격하락을 우려한 농가들의 출하량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지난 24일 현재 서울 3개 도매시장의 비육우를 포함한 젖소출하량은 3백32두로 전년동기(1백82두)보다 두배정도 늘어났으며 산지 가축시장을 통한 출하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지속적인 가격하락을 우려한 농가들의 밑소구입 기피와 함께 젖소고기의 소비부진으로 큰소 거래가 크게 둔화, 극심한 수급불균형을 보이며이같은 현상이 대목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이 결과 산지 젖소값은 이달 중순 현재 송아지의 경우 초유떼기 암·수컷20만~30만원선으로 전년동기보다 거의 3배 가까이 폭락했으며 수정단계와초임만삭도 각각 1백만~1백20만원, 2백만원전후로 같은 기간보다 70%, 50%가량 급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수소의 경우도 전년동기보다 70% 정도 떨어진 1백20만~1백3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며 이같은 가격은 설 특수에도 불구 회복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돼지>돼지값은 쇠고기보다 설특수 영향을 적게 받지만 다른 축종보다 활발한 소비에 힘입어 현재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소비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 설 대목에도 탕수육전문점의 돈육판매 신장과 함께 경기불황 여파로 소비자들의 구매경향이 저가제품쪽으로 전환, 쇠고기의 대체수요가 증가하는 등 돈육소비가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또 올해5만5천톤의 대일돈육 수출목표를 달성할지 미지수지만 1월부터 지난해 이상의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수요증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반면 겨울철 사육여건 악화와 축산분뇨의 단속강화, 생산비증가등에 의한사육심리 위축으로 상반기중 큰 폭의 돼지 사육두수 증가는 없을 것으로 전망, 설 특수의 공급량은 평소보다 미미한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된다.다만 정부가 고가를 형성하고 있는 돼지값 안정을 위해 수급조절용 수입돈육 방출량을 이달 하순부터 늘리기 시작한데다 MMA 수입돈육도 설특수전에집중 유통될 것으로 분석돼 돼지값 하락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하지만 이같은 악재에도 불구 지난 24일 현재 1백kg기준 17만원대를 나타내고 있는 돼지값은 소비의 뒷받침으로 대목동안 현 수준에서 큰 등락은 없을 전망이다.<계란>계란가격은 설을 앞둔 수요증가 영향으로 27일 현재 개당 특란 91원, 대란82원의 고가가 설까지 이어지는 강세가 전망된다. 여기에 계란유통상인들이가격인상후에 계란을 판매하기 위해 물량을 계속 구매, 비축하는 등 가수요의 영향으로 설을 앞두고 개당 3~4원이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예년처럼 설과 추석을 앞둔 연중 최대수요기에 가격이 폭등하고 있으나 설 이후 가수요가 없어지고 일반소비자들의 계란수요가 급감, 상승폭처럼 급속한 폭락세를 나타낼 전망이다.따라서 설특수경기를 전후해 채란농가들은 생산성이 떨어지는 노계를 선별, 도태를 실시하는 등 적절한 수급량 조절을 통한 사전대비책을 세워야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전문가진단> 정규성 축협 축산물직배사업소장현재 산지 소값의 하락은 단적으로 한우 사육두수가 크게 늘어났음에도 불구 경기침체와 사회불안으로 소비는 오히려 크게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더구나 소값 폭락을 우려한 양축가들의 무분별한 조기출하도 과잉공급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따라서 현재의 소비부진 문제를 일시에 해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인만큼 수요에 맞는 공급량의 조절이 필요하다.우선 무분별한 홍수출하가 소값을 더욱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인식, 출하단계에 도달한 한우를 계획출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론 정부에서큰 수소 수매를 통해 소값안정을 유도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지만 근본적인해결책은 농가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하는데 있다.아울러 장기적으로도 반복적인 소값 폭락을 막기 위해선 소값등락을 감안한 투기성 입식을 지양하고 사육시설에 맞는 적정두수를 계획입식, 최근과같은 사육두수 폭증을 방지해 나가야 한다.소비측면에 있어서도 산지 소값 하락세에 맞춰 한우매장들의 소비자가격인하가 필요하며 쇠고기 부정유통 근절을 통한 소비자들의 한우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야 한우고기의 소비촉진과 소값 안정을 유도할 수 있다.또한 현재 소값 하락에 상관없이 1등급의 고급육은 꾸준한 소비로 계속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양축가들의 고급육생산시스템 도입을 통한육질고급화에 주력하는 것도 소값 안정은 물론 농가들의 소득증대를 위해바람직하다.<엄일용.이영주기자>발행일 : 97년 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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