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오렌지, 포도 등 수입과일류들이 당초 매출증가 전망과는 달리 거래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이변을 낳고있다.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는 지난 7월4일부터 본격 반입된 미국산 오렌지의 경우 상당수의 유통인들이 18kg당 3만원대를 넘으면서 활발한 거래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거래초반부터 상자당 2만7천~2만8천원선을 넘어서지 못하고 판매부진에 따른 물량적체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3일 미국산 오렌지에서 붉은깍지벌레가 검출돼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크게 위축된데다 수박·참외·복숭아 등 풋과일의 소비증가에 따른 영향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미국산 오렌지수입을 위해 10여개이상의 수입업체가 국내소비량을 감안치 않고 경쟁적으로 수입, 이들 물량이 시장에 한꺼번에 몰려 소비부진을 초래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모유통업체가 미국과 직거래로 가락동 경락가격과 비슷한 가격에 물량을 유통시켜 중소수입업체의 판매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칠레산포도 역시 5월이전까지 8.2kg상자당 3만원선에 거래되다 값이 계속떨어져 현재는 2만원선에도 거래가 힘겨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예 상당수의 물량이 저온창고에 적재된 상태이며 최근들어 국내산 캠벨의 출하로소비증가로 이어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수입업체의 한 관계자는 모 메이저급 수입회사의 경우 제대로 판매되지 않은 물량이 저온창고에 수십 파렛트가량 남아있어 적자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며 최근의 상황을 설명했다.
소비에 있어서도 이달들어 당도가 높은 국내산 캠벨이 본격 출하되면서 칠레산포도는 판매장에서 뒷전으로 물러섰다.
키위는 현재 4kg상품기준 1만5백원으로 지난해보다 2천원가량 낮게 형성되고 있다. 최근 칠레산의 등장으로 뉴질랜드산의 판매가 위축된데다 재고량과 신규수입물량이 겹치면서 심한 물량적체를 보이고 있다. 이달중에 시장에 쏟아질 칠레산과 뉴질랜드산은 3천톤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실제 소비량은 약 1천톤내외에 이를 것으로 보여 값전망이 흐리다. 더욱이 지난 5월 수입하려다 이달에 들어오는 칠레산은 저장성 등 품질이 떨어지는것으로 알려져 뉴질랜드산까지 값하락을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인들사이에서는 이런 추세라면 상자당 1만원이하까지도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적전망까지 내놓으면서 판매자체가 지연될 소지가 많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바나나 12kg 기준 1만1천원, 자몽 18kg상품기준 1만7천원선으로 이달들어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자몽은 지난해 2만4천원보다 30%이상 떨어진 상황이다. 이들 품목들도 최근 소비가 뒤따라주지 않아 재고량이 많은상황이며 수입업체들이 저온물량을 출하조절, 간신히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같이 대부분의 수입과일류가 약세를 계속하고 있는 것은 수입개방시점인 이달들어 소비량대비 출하물량이 급증한데다 출혈판매까지 이어졌기 때문. 여기에 도매시장내 검찰조사 등 전반적인 영업위축 요인과 경기침체에따른 소비감소가 근본원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문유통인들은 “이달들어 수입과일류의 대거 유통으로 소비 또한 활발한것으로 보았으나 예상과 달리 반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다소 안심하면서도 “이들 품목의 재고량이 국산 참다래와 감귤출하시점까지 이어져 겹쳐출하될 경우 큰 손실이 예상된다”고 걱정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최근 가격경쟁력을 위해 국내업체가 외국업체를 통해직수입하는 것은 자칫 외국유통업체들의 판매교두보를 만들어주는 결과로이어질 수도 있다”며 “국내 과일류 품질향상을 위한 생산기반 구축이 필연적인 과제”라고 강조했다.
발행일 : 97년 7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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