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지난 7월1일 오렌지 수입자유화 이후 수입업체들의 시장 선점을 위한 과다 경쟁에 따른 수입량 급증과 수입가격이라도 건지기 위한 출혈판매,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감소 등으로 판매가 부진, 다소 어려움에 직면해 있던 오렌지 수입업체들이 최근 국내 일반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네이블 수입으로발빠르게 전환하고 있어 향후 추이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지난 6일 추석대목을 노리고 수일통상(주)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뉴질랜드산 네이블오렌지 9톤을 수입, 도매시장에는 상장경매되지 않은 채 백화점등 대형유통업체에 직접 유통시켰으며 발렌시아를 수입, 저장에 들어갔던수입업체들도 추석 단경기때 5kg 소포장을 자체 제작, 1만원대에 유통시키는 등 적극적인 판매에 나서 유통인들로 부터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이번에 들어온 뉴질랜드산 네이블오렌지는 최근 몇년간 대량 수입된 미국산 오렌지에 비해 품질은 훨씬 좋으나 값은 비싼 편으로 상자당 판매가는 7만~10만원선으로 미국산 네이블오렌지(5만1천원)를 크게 웃돌았다.특히 이번에 수입된 뉴질랜드산 네이블오렌지는 물량이 비록 소량이었으나제주산 시설감귤의 판매시기와 겹쳐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이처럼 오는 11월부터 본격 수입될 네이블오렌지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우선 상품성으로 볼때 발렌시아가 2월부터 11월이 주 출하기로 국내산 과일이 다양하게 쏟아져 나오는 시기라 계절적으로 큰 메리트가 없으나 네이블은 보통 11월부터 다음해 5월경까지가 주출하기로 감귤과 하우스딸기를 제외하면 특별한 햇과일이 없어 겨울철이 오렌지 소비의 적기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또한 발렌시아는 과즙이 풍부해 주스용으로 소비가 한정되지만 네이블은당도가 높고 표피가 잘 벗겨지며 씨가 거의 없어 생식용으로 적합한 것도한 요인이다. 즉 발렌시아보다 당도 및 색택 등이 뛰어나 소비자들의 소비성향을 제대로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이밖에 발렌시아오렌지 수입후 일부 수입업체의 정리, 직거래 선호, 수입업체들의 다양한 판촉활동 등 오렌지 유통환경의 새로운 변화도 앞으로 오렌지 시장의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발렌시아 수입때는 단기적인 이익을 노린 개인업자들까지도 가세, 40여개수입업체가 난립해 품질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물량이 대거 반입, 판매부진으로 이어져 소규모 수입업자들은 다시 시장에 뛰어들기 어렵고 오는 11월경부터 수확이 시작되는 미국의 작황이 좋지 않아 산지원가가 높아질 것이 확실해 규모화된 10여개 업체로 한정, 수입량 조절 및 수입가격 조정이가능, 국내 판매가격 형성에 힘을 실을 수 있다는 것이 수입업체들의 분석이다.또한 이미 해태유통의 경우 오렌지전량을 미국 선키스트사의 국내 대행업체인 향도상사와 계약을 맺고 구입하고 있고 한화유통 역시 3∼4개 수입업체와 직거래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매시장 상장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고매출량에 따라 수시로 구입량 조절이 가능하고 홍보인력을 따로 보충할 필요가 없어 물류비 감소 및 상품의 훼손을 줄일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앞으로직거래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네이블 본격 수입을 앞두고 E마트와 프라이스클럽의 물량을 중심으로 한신세계백화점 및 롯데백화점의 롯데유통, 선경유통 등이 수입업체와 직거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여기에 이번 추석대목때도 등장했듯이 수입업체들의 5kg 소포장 판매 및가정용 주스 메이커 보급으로 발렌시아를 이용한 오렌지주스 시장의 확장을통한 품종간의 특화전략, 백화점 및 대형유통업체에서의 각종 이벤트 개최등 다양한 판매전략도 본격화될 것으로 본다.수입자유화 2개월간 오렌지시장은 초기단계의 시행착오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앞으로 많은 시장 여건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부 관계자와 농민들은 국내 감귤농업이 살아남을 길이 무엇인지 다시한번 되새겨볼 일이다.<정문기 기자>발행일 : 97년 9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