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최근 농산물 직거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농산물물류비 절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직거래가 강도높게 논의되고 있는 것은 농산물유통과정의 비용절감요인을 최대한 들춰서 유통구조를 바꿔보자는 개혁적 의미가 내포돼 있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실제 농산물유통과정의 비용절감 요인은 무엇인가. 본보는 4월성출하기를 맞는 봄배추의 유통경로를 산지부터 도매시장까지 추적취재, 유통비용을 분석하고 비용절감요인과 대안을 살펴본다<> 산지유통 <>비닐하우스가 빽빽히 들어선 전남 나주시 산포면에는 요즘 하우스배추 출하로 분주하다. 이 지역 90%이상의 배추물량이 이미 지난 1월경에 산지수집상에 의해 밭떼기로 거래됐기 때문에 재배농민들에게 돌아갈 배추값 계산은끝난 상태다.비닐하우스 1동을 재배한 최모씨. 지난 1월중순 수집상인 김모씨에게 1동당 1백만원에 팔아 넘겼다. 평균적으로 1동당 2천포기를 감안하면 최씨가김씨로부터 받은 배추 1포기값은 5백원. 그러나 실제 1동에서 1천9백포기도수확되지 않았기 때문에 계산상으론 최씨가 포기당 5백30원 가량의 소득을올렸다는 것이 수집상인 김씨의 뒷얘기다.지난 3월29일 김씨는 서울 가락시장에 이 물량을 출하하기 위해 수확을 시작했다. 우선 1동을 수확하는데 12명의 작업인부와 상차전문요원 1명이 동원됐다. 다소 차이는 있으나 평균적으로 1차당 △상차비(인건비+관리비)가30만원 가량 들어간다는 것이 김씨의 설명이다. 여기에 배추를 포기별로 감싸주는 △신문이 50kg 1만2천5백원 △포장줄값 1만5천원 △간식비 1만5천원등 상차까지 1차당 ▲34만2천5백원의 비용이 발생한다.이후 서울 가락시장으로 출하하는데 소요되는 △수송비가 5톤트럭 1대당30만원 △도매시장 하역비 4만3천원 △쓰레기유발부담금 3만원과 모 청과회사에서 2백70만원에 경락, △상장수수료 5%인 13만5천원을 포함하면 모두▲50만8천원이 공제됐다.최근 배추값이 큰폭 오름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김씨는 감모량을 감안한 1대의 물대 1백32만5천원과 물류비용 85만5백원(34만2천5백원+50만8천원)을포함해 총 2백18만원 가량의 비용이 들어 경매가인 2백70만원 대비 52만원의 이익을 남긴 것으로 분석됐다.<> 도매유통 <>모 청과에서 수집상인 김모씨가 출하한 2백70만원짜리 물량의 주인은 조건부중도매인인 한 아주머니에 의해 경락됐고 관행적으로 1차당 2천5백포기중5백포기는 품질이 떨어지거나 ‘덤’으로 나가는 물량을 고려해 나머지 2천개로 경락가 이상을 뽑아야 한다. 이 아주머니는 포기당 1천7백원을 받아야70만원이 남는다. 이중 △청소비 6만원 △다듬기아주머니 인건비 20만원(4명×5만원) △끈값 1만원 △커피값 1만원 △식사비 2만원 △감모비 16만2천원 등 46만2천원을 제외하면 23만8천원이 남는다.이 아주머니는 그래도 운이 좋다. 동료 중도매인인 박씨는 똑같은 경매물량이면서도 내용물이 부실해 1천6백개를 1천5백원에 판매할 수밖에 없어 자기 인건비를 제외하고 차당 60만원 손해를 봤다. 순간의 선택이 수십만원의값차이를 낸 것이다.<> 소비지유통 <>서울 봉천동에서 대형농산물 판매장을 경영하고 있는 최모씨. 그는 1톤용달을 활용해 2백70만원짜리 물건을 판매하는 아주머니를 통해 포기당 1천7백원씩 1백포기(‘덤’ 20포기 제외)를 구매했다.판매장에서 판매하는 가격은 포기당 2천5백원으로 구입가격에 8백원 가량의 이윤을 남겼다. 그러나 최씨는 △수송비가 트럭당 4만원, 판매과정의 △비닐봉지값 1매당 35원 △감모비(구입비의 2% 산정) △기타비용을 제외하고포기당 약 3백원 가량의 이윤을 남긴다고 털어놓는다. 그것도 장사가 잘 될때라는 것.전남 나주에서 서울 봉천동까지 배추가 이동되면서 5백30원짜리가 2천5백원에 판매되는 것이 현재 배추의 유통구조다.이번 유통경로 추적은 배추값이 큰폭 오름세를 보인 시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특수상황일 수도 있으나 최근과 같이 산지출하량이 늘어 경매가가 떨어지거나 소비가 부진하면 산지와 도매시장내 유통인들의 손실폭은 커질 수밖에 없다.생산과 소비에 대한 전망이 불확실할 때 유통에서의 투기적 성향은 계속될 수밖에 없으며 손실을 막기위한 유통단계의 증가와 각종 편법유통이 만연될 것이다.무안양념채소영농조합의 배종열 조합장은 생산자단체의 직접출하를 활성화시키는 차원에서 현 수집상과 도매단계의 유통경로를 거치지 않고 영농조합과 소비자단체를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직거래 방안을 내놨다. 배 조합장은 이를 위해 정부가 계약재배 자금을 지원하고 소비자단체 알선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최병선 전국농산물유통인연합회 서울·경기지회장은 “소비자값 안정을 위해서는 안정적 출하가 전제돼야 한다”며 배추의 포장·하역출하를 통한 물류비절감 대책이 적극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서울특별시 농수산물도매시장관리공사는 배추의 산물출하와 포장출하의 손익비교를 통해 유통비용 절감 가능성을 진단했다. 공사에 따르면 배추 1트럭당 산물출하시 유통비용이 1백9만3천원이 소요된 반면 포장출하품을 파렛트에 의해 출하할 경우 75만8천원의 비용이 발생, 1포기값을 3백64원에서 2백70원으로 94원가량 떨어뜨릴 수 있다. 또한 포장전문업체인 한국샘트론이제주에서 가락시장까지 감귤의 파레타이징 자체실험에서도 2백50상자기준기존 출하방식으론 운송, 하역비 포함해 28만1천5백원이 소요됐으나 파레타이징 출하시 21만7천7백50원으로 약 6만3천원가량의 물류비가 줄었고 10kg한 상자로는 현 3백원에서 50원으로 2백50원 가량 저렴했다.최근 모 배송업체는 GPS시스템(지리위치정보추적시스템)을 구축, 수송비의절감과 공차율 감소, 적기배송을 목표로 본격적인 사업을 준비중에 있다.이 업체에 따르면 고흥에서 5톤마늘을 서울로 수송할 경우 기존방식으론 대당 38만원의 수송비가 소요되나 GPS시스템으로 20만원가량 약 50%의 비용을절감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결국 현시점에서 농산물물류비절감을 위한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는 농업쪽 시각으로 생산과 유통을 바라봤으나 이제는 교통,정보 등 타산업분야와의 연계는 물론 첨단 농산물 물류기법이 도입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홍치선 기자>발행일 : 98년 4월 9일
홍치선hongc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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