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필자는 최근 캐나다와 미국 등 북미의 감귤시장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다.북미인들은 감귤을 성탄절에 먹는 계절과일로 소비하고 있다. 나이 지긋한북미인들은 누구나 어린 시절 성탄절 무렵에 감귤먹던 기억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어린이들이 까서 먹기 쉽기 때문에 생긴 풍습이다. 북미의 감귤 시장은 내륙운송비 때문에 로키산맥을 기준으로 동부지역과서부지역으로 양분되어 있다. 서부 시장은 전통적으로 일본산 감귤(만다린)이, 동쪽 시장은 스페인과 모로코의 감귤(탠저린)이 팔리고 있다. 일본 감귤은 국내 생산이 줄면서 북미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고 그 자리를중국산 감귤이 채우고 있다. 그러나 중국산은 껍질에 흠집이 많아서 저급품으로 알려져 있다. 제주 감귤은 90년 캐나다와 95년 미국에 진출한 이래 매년 각 1천톤 내외의 수출량을 나타내어 시장개척이라는 어려운 고비는 넘어섰다. 제주 감귤은 중국산보다는 고급품으로 인식되어 더 높은 값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시장을 확대시키고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전략이 필요한 단계이다. 캐나다 현지에서 만난 감귤 수입업체 대표는 우리 수출 촉진에 전시효과적요소가 많다고 지적하였다. 그는 북미지역 수출증대를 위해서는 식품체인본부와 접촉하여 계약을 맺고 기간에 맞춰 감귤을 공급하면 된다는 매우 간단한 방안을 말해 주었다. 아울러 식품체인의 광고비를 대주는 대신에 진열대의 좋은 위치에 감귤이 놓일 수 있도록 하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해거리 때문에 국내값이 높아지더라도 수출계약을 이행하는 것은 생산자들이 해야 할 일이다. 오렌지 수입이 자유화되고 감귤의 과잉공급이 우려되는마당에 감귤산업의 장기 발전을 위하여 수출을 향한 생산자의 의지가 한곳으로 모아지고 이것이 시장확대 전략으로 이어져야 한다. 관(官)주도의 수출이 초기에는 불가피하더라도 이것이 생산자 주도의 수출로 자리잡지 않으면 적자 수출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발행일 : 98년 5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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