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숨은 노력 + 군민 자발적 참여 = 작지만 강한 지자체로

지난해 3500억대 외자유치 성공보강천 생태공원화사업 추진 중인삼타운·체험휴양촌 등 조성도 “작지만 강한 지자체를 만들 계획입니다.” 지난 2003년 지자체로 새로 태어난 증평군. 전체 3만1000여명의 인구를 갖고 있는 중소 지자체 증평군을 이끌고 있는 유명호(65)군수의 각오는 남달랐다. 옛 증평읍 중앙에 읍사무소와 같이 쓰고 있는 군청은 건물이 오래되고 비좁았지만 곳곳에서 활기에 넘치는 모습이 역력했다. 여느 군청과 달리 다소 소박하고 왜소한 군수실에서 유 군수는 대뜸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 “이제 군민들이 자긍심과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인사를 대신해 직원과 군민들의 칭찬부터 꺼냈다. 증평군은 본래 괴산에서 분리돼 1읍 1면 체제로 작지만 인구밀도는 충북에서 청주시 다음으로 많고 청주시에서 16km 정도, 공항과도 10분 거리다. 서울에서 1시간 안팎으로 가깝고 안성과 천안 등 중부지역 도시와 인접한 교통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전체 인구 중 노인인구가 11.8%로 농촌지역이라기보다는 도시지역에 가까워 위성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 군수가 직원과 군민들을 칭찬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신생 지자체 초대 군수로 부임한 이후 열악한 조건에서 굵직굵직한 사업을 펼치는 과정에서 군청 직원들이 많은 고생이 뒤따랐고 그 결과 가시적 효과가 나타나면서 군민들의 자발적 행정참여가 눈에 띄게 늘었기 때문이다. 최근 농림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신활력사업에 충북도에서는 유일하게 증평군이 원안 승인됐다. 그야말로 이름난 지자체들 상당수가 조건부 승인이나 재심사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증평군이 당당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유 군수와 직원들의 노력이 숨어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군내 17만5000여평에 대해 건교부 택지지구 선정으로 1327억원이 유치되고 모 기관과 2000억 상당의 민자 유치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지난해까지 3500억원에 가까운 외자를 유치했다. 앞으로 환경과 물류중심의 이점을 살린 유망기업이 증평군으로 이전할 계획이며 IT를 뛰어넘는 최첨단 기지 유치도 진행 중이다. 군의 상징인 보강천에 대한 생태공원화도 추진 중이며 증평의 명물인 인삼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인삼바이오센터를 중심으로 인삼타운 조성이 이뤄진다. “증평은 인삼을 대표작물로 틈새농업으로 승부를 걸 생각입니다. 또한 면적은 작지만 품목과 품종의 고급화로 농가소득 향상을 겨냥할 계획입니다” 유 군수는 증평군이 옛 부터 토지와 기후가 인삼재배에 적합해 고려인삼연구소가 전국 최초로 설치됐고 충북인삼조합이 자리잡아 중부권 인삼(홍삼)집산지 명성을 얻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인삼제품인 ‘한삼인’의 본 고장으로 인삼 수출을 주도하는 곳이라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증평군은 이제 삼겹살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다. 신활력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인삼 부산물(인삼박)을 이용한 양돈사료 개발로 ‘사미랑 홍삼포크’ 브랜드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 증평문화제가 열리는 10월에 보강천에 국내 유일의 삼겹살 파티와 판매가 이뤄지는 것도 이 사업과 연관된 행사다. 유 군수는 지역이미지 개선 차원에서 체험휴양촌 조성과 지역박물관 건립 등에 역점을 두고 있다. 농경사회 문화에 대한 보존과 농요로 불려진 장뜰 들노래를 재연하고 작품화함으로써 증평문화의 차별화도 꾀할 계획이다. “최근 프랑스의 농업현장을 둘러봤는데 주민들이 자긍심과 자신감이 있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증평군을 작지만 알찬 군으로 만들기 위해 행정과 군민이 힘을 합해 노력할 것입니다” 유 군수의 마지막 말은 결의에 찬 군인처럼 강직했다. 유명호 군수는>> 증평초·중, 청주고를 거쳐 충북대를 졸업했다. 괴산군 약사회장과 1995년 제5대 충북도의원를 지냈으며 지난 2003년 11월1일 초대 증평군수와 지난해 7월 2대 군수로 활동하고 있다. 대통령 표창(’95)과 국민훈장 석류장(’96)를 수상했다.
홍치선hongc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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