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젖소가격이 계속 폭락하면서 낙농가들은 원유생산에만 연연하는 경영체계를 탈피, 자구책으로 젖소고기 전문판매장을 개설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축협중앙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젖소고기 전문판매점 설치를희망하는 개인이나 단체는 총 51개소에 달하고 있다는 것. 이중 협동조합은18개소, 낙우회 및 개인이 33개소 등으로 알려졌다.이들이 이 사업에 참여하게 된 가장 큰원인은 연일 계속되는 젖소가격 하락으로 생산단가를 맞출 수 없고 생계수단이 한계점에 도달하는 상황이어서유통단계를 줄이고 젖소가격을 일정하게 유지,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그러나 전문가들은 과거에 젖소판매장 총 5개소가 운영 중단한 사례가 있어 전문매장개설 이전에 세밀한 시장조사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있다. 축협 직영매장 4곳과 업종조합인 청주우유 등이 전문판매점을 개설,운영해오다가 지난해 8월이후 판매를 중지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젖소고기에 대한 소비자 외면으로 판매물량을 단체식당에 조달하는 형태로 전환했고 이후엔 경영 적자가 지속돼 판매 중지했기 때문이다.이러한 경영실패는 국내 소비자들의 대부분이 쇠고기에 대한 상식부족으로기왕이면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좋은 고기를 먹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방송에 연이은 지적보도로 인해 소비자 불신이 만연된 것이 이유인 것으로파악되고 있다.지난해말 본지가 1백26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우산업의 경쟁력제고 방안’을 위한 소비자 설문조사에서 한우고기와 젖소고기, 수입쇠고기를 구분판매할 경우 소비형태는 △한우고기만 구입하겠다 68.3% △잘모르겠다 23.8% △무응답 7.9%로 젖소고기에 대한 구매의욕이 거의 없는 것으로조사돼 이를 인증해 주고 있다.또한 젖소고기전문매장이 가장 내세울 수 있는 가격차별화측면에서도 △한우를 가격에 상관없이 구입하겠다 7.8% △2배 이하면 구입하겠다 24.3% △1.5배 이하면 구입하겠다 29.7%로 응답해 젖소고기 전문판매는 가격차별화,품질향상, 소비자 인식전환 등의 고른 여건이 갖춰지지 않을 경우 판매부진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현재 농림부와 축협은 젖소고기 전문판매에 대한 시장경제성을 파악하고있는데, 뚜렷한 분석치가 없는 상태여서 판매장설치 지원여부를 결정치 못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축협 유통사업부 관계자와 전문매장 전문가들은 “정부의 지원을 미리 기대하고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한 뒤 “젖소고기 전문매장개설과 아울러 전문식당을 운영하고, 소비자 인식전환의 계기가 될 만한 홍보작업이 무엇인가를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들은 특히 협동조합이나 낙우회를 통한 공동사업형태에서는 회원들이 책임감을 갖을 수 있도록 자조금 성격의 공동출자로 사업이 시작돼야 하고,과거 판매장들이 소비자가 없어 판매중단했던 사례들을 면밀히 분석, 반드시 경영에 반영해야 한다고 충고했다.<유영선 기자>발행일 : 97년 1월 16일
한국농어민신문webmaster@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