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찬원 축협중앙회장은 지난 8일 농림부장관에게 새해 업무보고를 통해회원조합 1백93개조합중 16개조합이 경영약체 조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송회장은 회원조합의 자립도는 다소 개선되는 추세이나, 16개 조합에 대해서는 특별관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경영개선을 도모할 필요가 있어 대책 수립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이처럼 축협중앙회는 올해 부실조합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큰부담을 안고 있는 실정이다. 부실조합이 많이 발생할 경우 축협전체의 공신력이 실추될 우려가 있으며, 조합원에 대한 봉사기능의 미흡과 조합의 파산시 채무변제 불능사태로 사회문제화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이에따라 축협중앙회는 올해 부실조합에 대해 경영진단과 경영개선지도를하고 특별사업자금 우선지원, 경영개선실적의 평가 등을 추진함은 물론 경영개선 지원자금 확대, 지원대상의 차별화로 경쟁력을 갖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농협법 개정을 통해 단위농협의 통합을 지원하는 것처럼축협중앙회도 조합의 합병 촉진으로 경쟁력 강화 및 건전한 발전을 위한 법률 제정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그러나 축협중앙회가 이같은 대책을 마련하고 있더라도 과연 현재 축산업이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소기의 성과를 얻을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현재 16개 경영약체조합중 지역조합은 경기 옹진축협.경남 밀양축협.전남영암축협.광양축협.충북 보령축협.영동축협.강원 동해축협 등이며 업종조합은 서울 경기 양돈조합.양봉조합.한국양토조합.서해낙협.전남동부낙협.임실낙협 등이다 지역조합중 경영약체조합으로 분류된 곳은 대부분 지역적으로볼 때 축산세가 약해 상대적으로 사업이 미흡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보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개방화시대 업종별로 축산업의 전문화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업종조합들이 경영약체 조합으로 많이 분류됐다는 점이다.축협의 회원조합 결산결과 자료에 따르면 93년에 20개조합에서 55억원의손실을 입었으며 95년의 경우 전체 44개 업종조합 가운데 19개조합에서 50억원의 이익을 낸 반면 25개조합에서 무려 1백44억원의 손실을 기록, 경영부실상태가 심각한 상태라고 분석했다.업종조합이 이처럼 경영이 부실한 것은 무엇보다 지난 94년말 축협법이 개정되면서 업종조합의 일정구역내에 중복설립 허용이 가능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일부지역의 경우 낙농조합이 너무 우후죽순처럼 설립돼 가뜩이나 낙농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에 더욱 어려움을 가중시켰다.따라서 전문가들은 축협중앙회가 부실조합에 따른 대책으로 단기적인 처방을 마련, 추진할 것이 아니라 정부의 축산정책기조에 따른 조합의 장기적인‘마스터 프랜’이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물론 축협중앙회는 현재 부실 조합에 대해 1~2군데만 통합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단위농협처럼 과감하게 통폐합을 추진하지 못하는 것은 새로 탄생한 조합들이 많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조합의 합병촉진법을 개정해 추진하려고 하지만 조합장들이 반대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하지만 전문가들은 오는 7월1일부터 쇠고기를 제외한 축산물이 완전개방되기 때문에 우리 축산업협동조합들도 이에 따른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주장이다. 특히 농림부가 오는 2004년까지 4만5천호의 전업 축산농가를 육성시킨다고 한 만큼 축협이 이들 전업축산 농가를 핵심조합원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이 있어야 할 것이다. 현재 농협은 1천3백56개 지역농협을 오는2001년까지 5백여개소로 합병하여 시군 1개로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 부분이다.축협중앙회도 회원조합을 많이 거느리고 있는 것보다. 경쟁력을 가질수 있는 방향으로 조합을 육성시키는 것이 필요하며, 축종별 전문화에 맞게 과감한 조직 개편을 추진하는 것이다.<윤주이 기자>발행일 : 97년 1월 23일
윤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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