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염소 중탕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양 호도되면서 많은 생산자단체와 일반업체들이 이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결과는 토종흑염소에 한약재를 넣어 소규모 부업으로 생산해 짭짤한 재미를 보던 선량한 농민들마저피해를 주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즉 지난 94년부터 흑염소 중탕에 대한소비자의 인식이 좋아지고 판매량이 증가하는 틈을 타 건강보조식품회사나일부 축협과 농협 등 생산자단체가까지 가세해 가두 및 방문판매나 과대광고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등 오히려 소비자에 대한 불신만 조장했다.특히 조합원 보호는 물론 축산업 발전에 앞장서야할 일부 축협들마저 축협상표대여 대가로 수수료를 챙기는가 하면 원료공급계약만 맺고 마치 농축협에서 생산되는 것인양 과대광고와 축협파견 홍보직원을 가장한 방문판매 행위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결국 축협중앙회가 제3자의 축 협마크 및 상표사용금지를 전면 금지하기에 이르는 등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이처럼 흑염소 증탕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오리로 둔갑하게 된 것은 바로증탕제조에 대한 명문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즉, 25~30Kg 흑염소 한 마리를원료로 1개월분 60봉지 한상자 기준 몇상자를 만들어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보니 업체마다 제각각 만들어 내고 있으며 심지어 20상자 이상을 만들어내는 곳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흑염소협회 자료에 따르면 일부 업체의 경우 큰 염소 한 마리당 60봉지 1개월분을 한상자로 무려 10박스 이상 생산해18만원에 판매하는 등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흑염소 한 마리가 무려 1백80만원짜리로 둔갑하는 경우다. 뿐만 아니라 수입산 검 염소는 물론 늙은 염소, 잡종염소를 수매해 가공하면서도 1백일령 이하의 토종흑염소를 사용한다고 과대광고를 일삼고 있는 것도 소비자의 신뢰를 잃게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이런 이유로 그동안 농가단위 또는 지역 축산계나 영농조합법인 중심의 소규모 흑염소 가공업자까지 설자리를 잃게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따라서 흑염소 사육이 농가 소득작목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증탕사업에서탈피, 다양한 가공산업과 고기 소비의 저변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우선 증탕사업의 경우 토종흑염소 사용여부와 한약재 사용량, 흑염소 한마리당 생산량 등에 대한 사전조사후 생산업체를 지정하고 생산되는 제품에대해서는 정부가 건강보조식품으로 인정해 주고 대신 수시로 제품에 대한사후검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건강식품으로 입증받기 위한 임상실험 및 연구로 약리적 효능을 규명하는 노력이있어야만 소비자의 불신을 씻고 농가소득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이와함께 자가도축을 합법화하는 한편 고기로서 소비할 수 있는 다양한 요리법과 육용화를 위한 개량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높다. 특히 흑염소협회를 중심으로 토종은 증탕에만 육용종은 고기로서 소비하는 방안을 축산기술연구소와 함께 연구중에 있다. 고기의 경우 부산산성동관광지에서 불고기로 판매되기 시작해 현재 수도권 일부 지역 도로변 가든에서 판매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판로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발행일 : 97년 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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