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양돈관련 단지와 조합에 5백억원의 축산경영자금을 지원할방침임에 따라 대일 돈육수출산업 활성화에 최대 걸림돌인 수출돈 생산기반확충에 청신호가 예견되고 있다. 그러나 수출규격돈 생산사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선 경영자금 지원사업에 대한 철저한 사후관리와 생산실적에 따른차별적 지원방안, 농가 스스로의 수출돈 생산의식 고취 등 종합적 개선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정부는 올해 한우.낙농.양돈.양계분야의 전업·준전업농가에 지원하기로한 1천억원의 축산경영자금중 무려 50%인 5백억원을 대일 돈육수출산업의생산분야를 거의 책임지고 있는 40개 돈육품질개선단지와 영농조합법인을포함한 75개 양돈관련 조합에 배정했다. 이는 정부가 올해 설정한 5만5천톤의 대일 돈육수출 목표를 기필코 달성하겠다는 취지일뿐 아니라 장기적으로양돈산업을 수출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특히 이번에 지원되는 축산경영자금은 현재 사료 외상구매등 단지운영자금부족으로 크게 늘고 있는 부실단지와 조합의 운영정상화에 커다란 도움을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물론 지난해 보다 11.1% 증액된 1백20억원의 돼지고기품질개선자금이 올해 지원되지만 직접보조금이란 문제 때문에 지속적지원이 불가능해 이번 경영자금의 지원은 획기적 대안으로 평가할 수 있다.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경영자금이 책정됐더라도 농가에 대한 자금 지원방식의 개선과 규격돈 생산 유도를 위한 단지와 조합의 철저한 사후관리가 없는한 올해 수출목표 달성은 물론 양돈산업의 수출산업화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점이다.실례로 지난해의 경우 연 2회전 기준 1백15개의 품질개선단지와 양돈관련조합에서 생산한 5백50만두중 실제 돈육 수출육가공업체에 공급된 물량은겨우 40%대인 2백30만두선이며 이중 규격돈 합격두수는 60% 정도인 1백40여만두에 불과했다. 더구나 일부 수출업체들이 공급두수중 실제 50~60%선인합격비율을 90~1백%대로 허위조작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규격돈 합격두수는집계된 수치보다 낮다는게 수출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조기비육을 목적으로 비육후기에 항생제 등이 들어있는 육성돈사료를 무분별하게 급여, 상당수의 돼지가 TLC(유해잔류물질 예비검사)검사에 불합격된 것도 수출돈 생산확대에 지장을 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또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 우리나라의 대일 수출여건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분석마저 제시되고 있다. 지난해 열악한 수출돈 생산여건과 수출돈 합격비율이 저조했음에도 불구 일본의 돈육 관세긴급조치(SG) 발동이 대만등 주요대일수출국의 수출부진으로 이어져 우리나라에 유리하게 작용했지만 올해는상황이 반전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전후지 수출급증의 중요한 요인이었던 대만을 통한 음성거래(백마진 거래)가 올해도 성행한다는 보장이 없는데다 이 방식이 안정적 수출촉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분석이다.따라서 수출돈의 생산기반 확충을 위해선 이번 경영자금의 상당금액이 사료구매에 이용된다는 점을 감안, 지원자금의 실질적 수혜자라고 할 수 있는 사료업체에서 담보를 제공해 줄 수 있는 방안이 현실화되도록 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아울러 단지와 조합의 규격돈 생산실적을 평가, 우수단지에 대해 지원자금 확대와 자금상환기간의 연장 등 우대조치를 취하고이와 반대인 단지 등은 실적평가후 지원중단등 차별적 지원대책을 추진하는것도 필요한 부분이다.이와함께 수출업체와 계약한 돼지가 전량 업체에 공급될 수 있도록 하고탕박기준 77~88kg대의 수출규격에 적합한 돼지생산과 출하전 휴약기간 준수유도등 지원농가에 대한 철저한 사후관리를 통해 규격돈 합격률을 높여야한다. 물론 이같은 수출돈 생산활성화 대책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단지와 조합 참여농가 스스로 돈육수출산업의 중요성을 인식, 규격돈생산에 앞장설때 가능한 일이다.<엄일용 기자>발행일 : 97년 1월 30일
한국농어민신문webmaster@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