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지난 92년 낙농선도농가로 지정된 농가중 대부분의 농가가 1억5백만원의융자금 상환시기로 고충을 겪고 있다. 이들 선도농가들은 융자금을 지원받기 위해 종합적인 평가를 거쳐 선발됐었고 장기적으로 전망이 밝다는 정부로부터의 최종평가를 받은 모범낙농가 자격으로 1억원이 넘는 돈을 빌려쓰게 된 것이다. 물론 그만큼 당시에 파격적으로 5%의 싼 금리에 3년거치 7년상환조건으로 돈을 융자받았다.그러나 결과는 이런 자금을 받은 많은 농가들이 빚더미에 있다는 것이다.충남 보령군 천북면에서 1백34두 규모의 젖소사육을 하고 있는 이종영(54세)씨의 경우도 이에 속한다. 이씨는 92년 돈을 융자받을 때만 해도 3년후에는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많은 고민없이 시설투자에전념했다.1억5백만원 융자금에 30% 자부담금인 7천5백만원의 은행융자금. 이씨는 이자금으로 9백36평방미터의 후리스톨축사와 통로 및 급이통, 대기실을 갖춘헤링본 착유장 등을 만들었다. 2년후인 선도농가 융자최고액이 2억원으로바뀌면서 94년에 4천7백만원과 다음해에 2천7백만원을 추가로 융자받았다.이래저래 빌린 돈을 총 계산해본 결과 96년말 현재 3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부터 자금상환에 들어가 균분상환액이 연간 1천5백만원이고 이자금까지합하면 매년 갚을 돈은 2천만원이 넘는다.1억5백만원의 상환시기와 맞물려 소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고 원금 1천5백만원에 5%금리를 물고 있는 형편에 수송아지 한 마리가 20만원한다면 젖소사육농가의 수익은 유일하게 우유판매금액밖에는 챙길 수 없다는 얘기가 된다. 여기에 착유기간까지 도달하기 위해서 지출되는 사료비 등의 생산단가는 더욱 비싸지고 있어 빚갚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그래도 이씨는 N유업체에서 kg당 6백70~6백80원대의 유대를 지급받고 있는데 다른 일반농가보다 kg당 1백원이상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어 형편이좋은 편이다.전북 군산시 성산면에서 젖소 50여두를 기르고 있는 황무택(52세)씨는 이종영씨와 동일한 형식으로 1억5백만원을 융자받고 6개월만에 건평 2백30평의 탠덤방식의 축사를 지었다가, 지난해부터 상환기간이 도래하고 상환금리를 연체하면서 하루에 무려 4만9천원의 빚을 갚아야 했다. 이는 상환금액에한해 부과되는 연체금이 아니라 총 2년 납부액에 대한 상환금액으로 연체금리는 무려 17%에 달하게 됐다.황씨는 “상환기일이 연간 1회에서 통보도 없이 2회로 바뀌어 손해를 본경우”라며 “이같은 사례는 종종 있어 왔는데 몇 년전 간이정화조를 자부담 2백10만원과 보조금 90만원에 설치했으나 현재는 법에 저촉돼 사용하지못하고 있고, 융자금도 착수금조로 10%, 30% 그리고 나머지잔액 등을 기간을 두고 빌려주고 상환기일은 착수금을 받은 날부터 계산하는 등 돈놀이를연상케 할 정도로 농가가 손해보고 있다”고 말했다.황씨는 현재 선도자금 이외에도 농기계지원금, 영농자금, 운영자금 등으로인해 더 이상 목장을 넓힌다거나 운영상 기술을 도입할 수 없는 위축된 상태이고, 막상 이러한 융자금이 농업을 위한다는 생각은 점점 사라지고 ‘빚에 쪼들리는 전업농 정책’임이 확실하다고 주장한다.이처럼 낙농가들은 정부의 즉흥적인 지원정책에 대해 반발심을 갖고 있는데, 이들은 모든 낙농가가 고민으로 안고 있는 융자금상환조건을 연장하는문제와 경제적인 안정을 위한 소값 정책 등을 실증자료를 토대로 제시해주길 바라고 있다.<유영선 기자>발행일 : 97년 5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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