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최근 1등급 한우가격의 급락으로 육질고급화를 위한 양축가들의 한우수소 거세비육사업이 주춤하는 등 한우고급육시장이 붕괴조짐을 보이고 있다.국내 한우고급육 생산사업은 불과 3~4년전부터 양평초우회와 남해육우회등 일부 생산자협업체가 한우수소 거세비육사업에 착수하면서 활기를 띠기시작했다.거세비육사업 초창기만 해도 거세우의 등지방량 증가, 일당증체량 감소 등에 의한 경제성 저하로 거세비육사업에 대한 양축가들의 호응도가 낮았으나등급별 가격차가 갈수록 확대, 1등급인 한우고급육 생산농가들이 고소득을올리면서 거세비육 붐이 일기 시작했다.그러나 이러한 고급육생산 열기가 최근들어 주춤하고 있어 고급육생산기반확충은 물론 한우산업의 육질경쟁력 제고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가장 커다란 원인은 그동안 계속 고가를 유지했던 1등급의 한우고급육 가격이 최근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경기불황에도 불구 소비자들의 높은 선호도에 힘입어 한우고급육은 계속 높은 가격을 유지했으나 경기침체의 장기화에 따라 한우고급육 소비가 점차 둔화되면서 3~4개월전부터 하락세로 반전됐다는 것이다. 더구나 1등급의 가격 하락폭이 2~3등급보다 더 큰 것으로 드러나 문제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축협 서울공판장의 경우 지난 5월 한우등급별 가격(B등급기준)은 1등급 8천8백14원, 2등급 8천44원, 3등급 7천1백45원으로 지난해말(1만1천4백22원, 1만1백99원, 8천4백1원)보다 각각 29.6%, 26.8%, 17.6%씩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또한 공판장을 포함한 도매시장 출하외에 백화점이나 대형유통업체에 한우고급육을 계약 공급하고 있는 생산자들도 대부분 축협서울공판장의 경락가격을 기준으로 거래가격을 산정하고 있어 공급가격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알려지고 있다. 실례로 신촌그레이스백화점에 1등급 한우육을 공급하고 있는 하이마블한우영농조합법인의 경우 서울공판장의 1등급 최고가격으로 공급계약을 맺어 지난해 지육 kg당 1만2천~1만3천원 정도의 가격을 보장받았지만 현재 9천원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것. 이 결과 고소득을 올리던 지난해와 달리 최근에는 겨우 적자를 면할 정도라는게 하이마블법인 관계자의 설명이다. 물론 다른 거세비육농가를 비롯한 대부분의 고급육생산농가들도 비슷한 처지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하지만 보다 심각한 문제는 안정적 소득보장에 불안을 느낀 고급육생산농가들이 점차 거세비육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을뿐 아니라 거세비육대신 예전의 수소비육으로 다시 돌아서는 움직임마저 일고 있다는 점이다.결국 이러한 1등급 고급육가격의 하락추세가 장기화될 경우 그동안 쌓아올린 한우고급육 생산기반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따라서 단기간에 1등급 한우고기의 소비촉진을 통한 한우고급육가격의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만큼 한우수매처럼 1등급 한우고기에 대한 가격지지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엄일용 기자>발행일 : 97년 7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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