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추석대목 이후 비수기로 접어든 가운데 수입돈육의 저가방출이 계속되고있는데다 산지 돼지출하량마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향후 돼지값이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다.지난해 하반기부터 강세를 보이기 시작한 산지 돼지값은 올들어서도 경기침체와 연이은 부도여파에 따른 소비부진에도 불구 1백kg기준 두당 17만원대 이상의 고가행진을 계속했다. 특히 6월 평균 19만원을 시작으로 7-8월18만원대 이상의 초강세를 유지했다. 이러한 현상은 올초 질병 발생에 의한자돈의 다량 폐사로 인해 돼지 출하량이 크게 줄어든데다 당초 목표치를 밑돌고는 있지만 대일 돈육수출이 7월까지 2만6천여톤에 달하는 등 일정 수준을 계속 유지하면서 수출업체들의 원료돈구매가 꾸준히 이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그러나 이같은 돼지값은 예년과 달리 지난 중순 추석대목 직전부터 서서히하락세를 보이면서 심상치 않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무리 올 추석대목이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예년 소비수준에 못미치더라도 현재의 돈가만큼은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난 10일 기준 17만8천원으로 지난달평균(18만1천원)보다 1.7% 정도 하락하는 등 예상을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게다가 추석성수기가 지난뒤 전반적 경기침체뿐 아니라 당분간 대목 이후나타나는 비수기마저 겹치고 있는 반면 지난 3월 이후 생산된 자돈이 이달하순부터 본격 비육돈으로 출하될 전망이어서 극심한 수급불균형을 초래할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결과 산지 돼지값은 다음달 부터 큰 폭 하락세를보이기 시작해 11월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또한 수급조절용 8천여톤,MMA물량 1천여톤 등 현재 남아있는 수입돈육 재고처리를 위한 정부와 유통업체들의 가격인하와 덤핑판매가 계속되고 있어 돈가하락의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더구나 돼지 생산비가 지난 95년 1백kg기준 13만4천원에서 지난해 15만선으로 폭등한 상황에서 자칫 돼지값이 생산비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관련업계 전문가들이 분석이다. 게다가 지난해 돼지생산비는 평균 15만6백원선 이지만 전체 돼지 사육농가(6월기준) 2만8천7백36호중 5백두 미만 사육농가인 2만4천8백50호(86.5%)의 생산비가 15만4천1백원대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러한 전망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이미 일각에서는 11월경 돈가가 15만원대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또 최근 돈육유통업계에 가장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돈육수출·육가공업체들의 부도가 계속 발생할 경우 원활한 판로확보에 차질을 빚어돈가하락을 부추길 공산이 크다는 주장도 대두되고 있다.결국 돼지값이 어는 선까지 떨어질지는 확실치 않지만 돈가하락에 따른 농가의 경제적 손실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전·기업농가보다 생산비가상대적으로 높은 영세 농가일수록 그 피해정도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고있다. 이 뿐만 아니라 축산오폐수 단속강화 등 사육여건의 악화로 인해 전체 축종 가운데 농가수 감소가 가장 심했던 양돈부문은 앞으로 돼지값 하락의 영향으로 이러한 현상이 가속화돼 사육기반마저 크게 흔들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따라서 현재로선 돈가하락의 주원인이 수급불균형에 있는 만큼 정부차원의돈육 소비촉진을 통한 수급조절 대책이 가장 시급한 해결과제이다. 아울러전체 축종중 소비자들의 불신과 소비위축을 유발시키는 수입육의 국내산둔갑과 원산지 미표시 판매 등 부정 불법유통에 대한 근절방안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엄일용 기자>발행일 : 97년 9월 22일
한국농어민신문webmaster@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