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좋아 선택한 농사, 후회없이 지켜갈 겁니다"그냥 시골이 좋아 지금까지 농촌에서 살아왔고, 앞으로도 마음 변하지 않고 살아갈 겁니다."전북 김제시 봉남면 행촌리 102번지에서 쌀농사를 짓고 있는 최석봉(37)씨의 말이다. 최씨는 지난 67년에 현재 이곳 조그마한 농촌 마을에서 태어나 초·중·고교를 마치게 된다. 당시 부모의 반대가 있었지만, 인문계 고등학교를 뿌리치고 농업계를 선택했다. 젊은 시절 한번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그는 많은 고민이 앞섰지만 자신의 선택을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고 한다.최씨는 현재 농촌·농업이 위기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는 상황임에도 여태까지 초심의 자세로 흙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젊고 성실한 양띠 농사꾼이다. 89년 군 제대 후 최씨는 90년 농업경영인으로 선정, 농촌 정착의지를 지금까지 확고하게 심어가고 있다.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은 고작 논 900여평에 지나지 않지만, 후계자에 선정된 지 13년째인 현재 최씨는 자신의 논 7000여평과 농지임차 등 3만여평에서 쌀 농사를 짓고 있는 대규모 농사꾼으로 변신해 있다.최씨는 현재 농지임차 2만여평, 농지구입 2400평, 트랙터를 비롯한 콤바인, 이앙기 등 농기계구입자금 등으로 인해 1억5000여만원의 빚을 지고 있다. 또 농기계의 경우 고가임에도 2∼3년 정도만 사용하면 수리해야 하는 실정이어서 한 번 수리에 300여만원의 비용을 훌쩍 넘을 뿐만 아니라 다시 새로운 농기계를 구입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또 국내 농산물 가격이 오를 조짐만 보이면 곧바로 수입 농산물을 들여와 가격 하락을 부채질해 가슴을 조인다. 마늘이 그렇고 고추, 생강, 배추 등 어느 농산물 하나 제대로 마음놓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품목이 있는 지 반문한다.이런 현실 속에서 소득은 줄고 빚 갚을 능력이 없는 농민들이 야반도주해 보증을 서 준 이웃 농민들도 함께 빚이 늘어 급기야 신용불량자로 낙인찍히는 사태가 발생하는 일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란다. 쌀 수입개방, FTA 등을 뒤로하고라도 젊은이들은 하나 둘 농촌을 떠나 노인들만 남아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이는 정부가 농촌을 무시해서 생겨난 현상이라고 입을 연다.그는 이농 현상이 두드러진 제일 중요한 요인은 농촌교육 문제라고 꼬집는다. "젊은 농군들은 자식 교육 때문에 도시로 떠나고 있다. 때문에 농촌 초등학교는 하나 둘씩 폐교 돼 농촌 공동화 현상을 가져오고 있다. 아울러 농촌 노인문제, 의료문제 등 농촌의 복합된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정부가 농촌회생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농촌 붕괴는 시간문제다."그는 새로운 정부에 한 마디 한다.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해결하려면 벽에 부딪히기 마련이라며 농민들이 편안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정책을 펴 주길 바란다고.최석봉씨는 좋아서 농사를 시작했기 때문에 생이 다하는 날까지 아무리 농사가 힘들고 어려운 역경이 닥쳐와도 흙은 사람을 속이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꿋꿋이 헤쳐나갈 생각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김제=양민철 기자>
양민철yangmc@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