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우리나라의 유전자원 수집과 형질검증, 보존, 관리를 위한 연구인력과예산이 선진외국에 비해 상당히 부족해 대책수립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이같은 여론은 최근 국내굴지의 종묘회사들이 외국계 다국적기업에 넘어가면서 종자연구 전문가들의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여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일본이나 미국, 러시아 같은 유전자원 부국들은 자원연구를 위한 독자적연구기관을 오래전부터 설립, 운영해오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겨우 농업과학기술원내 1개과가 이를 담당하고 있어 선진국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유전자원의 보유현황에서도 우리는 총 13만8천여점으로 미국의 43만점, 일본과 러시아의 20만점에 크게 뒤떨어져 있는 상태다. 특히나 보유 유전자원의 다양한 유전적 형질을 분석하고 검증할 만한 인력과 자본이 크게 부족하다는 것도 유전자원 빈국의 요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또 유전자원과는 현재 식량작물연구실 원예작물연구실 특용작물연구실 전산실 등 총 4개실 18명으로 구성돼 있어 연구원 개개인이 특정작물에 대한전문성을 갖기 어렵고 담당범위가 너무 포괄적이라는 것이다.반면 일본의 경우는 농업생물자원연구소가 전담연구기관으로 내부 연구인력만 74명, 산하 보조연구기구로 유전자원위원회 등 23개 위원회에 1백20명, 1백24개 연구실에 3백70명이라는 방대한 조직체계를 자랑하고 있다.연구분담에 있어서도 수도작물, 맥류, 서류, 두류, 과수, 특용작물 등으로세분화돼 있어 우리의 포괄적 연구조직체계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미국은 농무성 산하 농업연구센터가 유전자원 관리책임을 맡고 8개지역에30개의 전문연구기구가 있으며 보조연구기구만 4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도 바빌로프 식물산업연구소에 1천여명이 넘는연구진이 포진하고 있어 유전자원연구에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이와 관련 농촌진흥청 작물시험장 관계자는 “유전자원 확보와 보존에 관한 한 우리는 북한에도 뒤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앞으로는 종자의 수집이 어느 때보다 어려워 질 것이고 유전자원전쟁까지도 예견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에 문만 열어놓고 자원확보를 위한 투자에 인색한 것은 이후 치러야 할 엄청난 희생을 스스로 자처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이평진 기자>발행일 : 98년 7월 16일
이평진leepg@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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