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밭에 무름병과 탄저병이 확산돼 농가피해가 심각해지고 있다.

○집중호우 이후 저온 현상 탓- 농민들 "올한해 헛농사" 울먹집중호우 이후 저온현상이 지속되면서 고추밭에 무름병과 역병, 탄저병 등이 급속히 번져 수확 포기사태가 빚어지고 있다.경북 의성, 청송, 영양지역과 전북 정읍 등 고추 주산지는 고추밭이 누렇게 타들어 가고 있는 가운데 농민들도 일손을 놓은 지 오래다. 수확을 해봤자 인건비조차 건질 수 없어 그냥 내버려 두고 있는 것. 영양군 영양읍 대천리에서 고추 농사를 짓고 있는 윤순옥(42)씨는 “영양지역의 모든 고추밭이 누렇게 타들어 가고 있고 수확도 거의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또 김 모씨(57)도 “탄저병과 무름병이 와서 수확할 고추가 없다”며 “농약을 치고는 있지만 수확은 기대하지 않는다”고 허탈해 하는 모습이다.대천리 농민들은 “10여일 이상 비가 내려 적기에 병해충을 방제해야 하는데 시기를 놓친 데다 집중호우가 내린 후 강한 햇볕이 쬐여 병해충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며 “올해 농사는 다 지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평생 농사지어 올해 같이 어려운 때는 처음이라고 말하는 오원숙(58·대천리)씨는 “지난해 1300평의 고추를 재배해서 1500근을 수확했는데 올해는 많아야 300근 밖에 수확할 수 없다”며 “더 이상 농사 지을 것은 없고 농민들 골탕먹을 일만 남았다”며 푸념했다. 정읍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 2051ha의 고추밭에 병이 발생해 20%정도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정읍시 황윤철(28·정읍시 감곡면) 농민은 “3000평의 밭을 빌려 고추 농사를 짓고 있으나 비가 내린 후 수확량은 이전 보다 50%정도로 뚝 떨어졌다”며 “생산비조차 건지기 힘든 상황에서 올 한해 헛농사를 진 것 같다”고 울먹였다.
양민철yangmc@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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