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어느새 훌쩍 자란 7월의 푸르름 앞에 장마철이 시작됐다. 그러나 우리동네 환이네는 봄에 심은 배추가 요즈음 출하기에 있다.제값을 받기 위해 이곳, 저곳 밭떼기 상인들과 접촉하며 한푼이라도 더 받아 보려고 애를 쓰는 모습을 보았다.그러나 장마철이 되면 출하기에 있는 배추는 쉽게 썩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중간상인들은 어떻게든 싼 가격으로 물건을 가져가려 한다. 터무니없이헐값을 부르며 거저가져가다시피 하려는 상인들에게 환이네는 밭떼기를 포기하고 하루 두서너번 포터에 마이크를 설치한채 배추를 가득 싣고 직접 장삿길에 나서는 것을 볼 수 있었다.농작물이 잘 자라서 풍작이 되어도 제값을 받지 못할까 근심이 먼저 앞서는 농심...한알의 씨앗이 땅에 떨어져 열매를 맺는 순간까지 애지중지 얼마나 많은기다림 속에서 탄생한 노력의 결실이 있었던가. 열심히 노력하고 일한 만큼땅은 거짓이 없다는 말은 그저 좋은 언어로만 농민들에게 전해 내려올 뿐이다.개방시대가 열리고 열심히 일한 만큼 노력의 대가는 없어지고 있는 것이농업의 현실이다.수확의 즐거움이 여물어가는 가을까지 농민들을 둘리는 중간 상인들이 계속이어질 것을 생각하니 실로 마음이 무겁다.정부에서는 최근 물가 안정과 농민의 소득보장을 위해 농수산물 직거래장터를 활성화하고 있지만, 농산물 가격안정을 위한 근본적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지 않는한 농민들의 한숨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권정자(전남 영광군 흥농읍 상삼리 709)발행일 : 98년 7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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