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지난 13~14일 충남 당진군 석문면 도비도 농어민교육회관에서 개최된 98년 한국농업경제학회 하계심포지엄에서는 신정부 농업정책의 주요 과제와추진방향을 주제로 총 9개 분야의 주제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특히 농업구조정책과 농업지원 및 투융자방식의 개혁에 대한 주제발표를 맡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이정환 박사는 90년대 농정을 평가하고 새로운 농정이 가져야할 비전과 패러다임을 제시, 눈길을 끌었다.이 박사는 90년대 농정의 기본문제를 3가지로 요약했다. 첫째는 정부기능과 시장기능의 역할분담을 명확히 못해 정부기능이 ‘과잉 속의 빈곤’한모습으로 나타났으며, 둘째 정부주도적인 지원대상자 선정, 사업세분화, 획일적 세부계획 및 실시요령 등으로 투융자사업의 효율성이 낮아지고 많은사업이 부실화됐다는 것이다. 또한 경쟁력 위주로 개별사업 지원에 집중한결과 시장실패를 보완하는 정부기능이 발휘되지 못하고 동시에 정책의 형평성 문제를 야기했다는 지적이다.특히 그는 새로운 농정이 갖추어야 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 많은 회원들로부터 공감을 얻었다.첫째로 그는 정책신드롬에서 해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관료는 물론농업생산자, 학자들까지도 농업에서 정부의 역할을 지나치게 기대하는 정책신드롬 현상이 있다는 것. 경제발전에 따른 농업변화의 큰 흐름을 정책에의해 역류시킬 수 없으며, 다만 그 흐름의 속도를 가속시키거나 감속시키고그 파급영향을 흡수, 충격과 혼란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정책의 몫이라는 것이다.둘째로 설계주의 농정으로부터 해방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설계주의 농정이란 한국농업의 모습을 정부가 설계도면과 같이 상세히 설계하고 그 설계도의 실현을 정책목표로 설정하는 것. 그럼으로써 소수 엘리트에 의해 그려진 설계도면과 현실여건과의 괴리가 나타날 수밖에 없고 수백개에 이르는정책사업이 양산되는 비능률과 역기능이 초래됐다는 지적이다.셋째로 물량공세적 농정으로부터도 해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제까지농정은 물량목표를 분야별로 제시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비용이 많이 드는 하드웨어 확대, 특정 경영체나 생산자단체에 대한 보조금과 저리융자금 지원에 예산을 집중함으로써 지원의 합리적 배분이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네번째로 벗어나야 될 신드롬으로 이 박사는 경쟁력 향상 신드롬에서의 해방을 주창했다. 경쟁력 향상만으로는 농업생산이 사회적 최적수준에서 유지될 수 없고 농가의 소득문제도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어 이 박사는 농업중심 농정에서 해방돼 소비자와 시장개척 등을 지향하는 농정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권사홍 기자>발행일 : 98년 8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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