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부가 발표한 9·15 벼작황조사결과에 따르면 3년연속 풍년이 예상된다.농림부는 평년작(전5년간의 평균)을 기준으로 10%까지 증가했을 경우를 풍년으로, 10%가 넘을 경우 대풍으로 구분하고 있다. 반대로 10%까지 감수는흉작, 10% 이상 감소는 대흉작으로 구분한다.
■풍년농사 있기까지
3년연속 풍년이라는 기록은 김성훈 농림부장관 취임 이후 가장 많은 신경을써온 부문이다. IMF로 총체적 위기에 빠진 국민경제에 쌀마저 흉년이 들어식량난까지 겹칠 경우 예상되는 파장과 혼란은 걷잡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지금의 IMF난국을 커다란 혼란없이 넘기고 있는데는 지난해사상최대의 대풍으로 인해 식량사정이 순조롭고 국민들을 정서적으로 안정시킨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인이라는 데는 생각이 일치하고 있다.
그러나 올 기상여건은 당초 국민정부의 이같은 기대와는 달리 엘니뇨 영향에 따른 기상이변이 지속돼 벼작황에 결코 유리한 것이 아니었다. 생육기인7월 11일부터 8월 10일까지 평균기온이 25.4℃로 평년 25.8℃보다 0.4℃ 낮았고, 일조시간의 경우 1백26시간으로 평년 1백78시간보다 무려 51시간이나떨어졌다. 특히 강우량은 4백26㎜로 평년보다 1백93㎜나 많았다. 또한 집중호우로 8만7천ha의 논이 침수되고 유실·매몰된 논도 6천ha에 달했다. 특히병충해 발생면적도 35만ha로 전년대비 1백33%나 많았다.
농림부는 이같은 기상여건이면 평년작 이하의 단위수량(93년 4백18kg, 95년4백45kg)으로 3천70만~3천2백70만석 수준의 생산이 예상됐다는 설명이다.그러나 조기모내기, 양질다수성 품종 재배확대, 적정포기수 확보, 병해충총력방제 등 영농대책을 조기수립했고, 후기작황이 좋아 평년작 이상의 풍년을 이루었다는 설명. 농림부는 8월 6일부터 9월 10일까지 병해충방제 총동원령을 발동하여 2백82억원의 방제비를 집중 투입하는 등 재정적·행정적지원을 통해 총력방제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추곡수매가 5.5%인상 및 계절진폭 15% 허용 등으로 벼재배의욕이 고취되어, 간척지재배, 휴경지 생산화, 타작물 벼재배 전환 등으로 모내기면적이 계획면적 1백4만ha보다 1만9천ha나 많아진 것도 생산량증대에 결정적인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쌀 수급전망
농림부에 따르면 98년도 쌀최종재고량은 6백50만석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재고량과 99년도 MMA도입물량 72만석, 생산예상량 3천5백64만석을합치면 99년도 총 공급량은 4천2백86만석에 이른다. 수요량은 IMF상황에 따른 1인당 쌀소비량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이지만 대략 3천5백50만석(가공용80만석 포함)에 이를 것으로 본다면 내년도 쌀재고량은 7백30만석에 달할것으로 전망된다.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쌀수급이 가능하다는 분석. 1인당쌀소비량의 경우 일반적으로 IMF로 1인당 소비량이 늘어날 것으로 추측이가능하지만 농림부가 지난 4월까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소비량 감소추세가정체 또는 증가추세로 반전되지는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으로의 과제
9월 15일을 기준으로 조사된 작황전망에 따라 3년 연속 풍년이 기대되고 있지만 전국적인 벼도복 현상이 풍년농사의 막판 복병이 되고 있다. 8월 수해때 쓰러진 면적과 9월 초 지역별 돌풍과 우박, 20~21일 태풍 토드의 간접피해 등으로 도복현상이 심각하게 일어났다. 지난달 28일까지 농림부가 잠정파악한 벼도복면적은 2만4천ha에 달한다. 여름철 잦은 비와 일조부족으로볏대는 연약할대로 연약한 상태에서 후기 기상호조로 등숙은 잘돼 이삭하중을 견디지 못해 바람이 별로 강하지 않더라도 그대로 쓰러져 버리는 현상이일어난다는 것. 더욱이 지난달 29~30일 전국에 걸쳐 적지 않은 비가 내림으로써 도복면적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도복과 관련 농민들은 “그나마 벼생육기가 수확할 때가 다 된 등숙기여서 다행”이라는 반응이지만 도복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일정정도의 수확감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농림부는 각도와 시·군을 통해 쓰러진 벼를 일으켜 세우기 위한 긴급대책을 세우고 있으나 도복면적중 20% 전후만 대상으로 잡히고 있다. 농림부는쓰러진 벼 일으켜 세우기를 공공근로사업으로 설정, 비용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으나 쓰러진 직후 일으켜세우지 않으면 오히려 벼가 부러지는 등의 피해가 더 커 농민들이 선뜻 나서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농림부는 쓰러진 벼 제때 일으켜세우기 대책과 함께 “수확기가된 벼는 무조건 빨리 수확을 마쳐 도복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가장 상책”이라며 적기수확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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