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색의 수천마리 나비가 수놓는 봄하늘은 노란 유채꽃 들녁과 어울려 한편의 동화를 펼쳐준다. 자운영 꽃물결과 향긋한 유채꽃 내음 속에 파묻힌 함평들녁은 연신 이리저리 뛰는 아이들의 깔깔거림으로 생동감이 더해진다.
나비와 꽃과 사람이 어우러진 봄들판 한켠엔 나비 생태관, 살아있는 장수풍뎅이도 보인다. 도시에선 볼 수 없는 곤충들이 신기하기만 하다. 2천8백여종, 3만여마리의 나비와 곤충 표본, 나비를 찍은 생태 사진전을 어른들도구경하기 바쁘다. 그리고 나비연구전문가의 강연을 들으면서 생태환경과 농촌자원의 소중함을 배운다.
결코 한편의 동화가 아니다. 전남 함평군이 올 5월에 열기로 한 전국 최초의 나비축제의 모습이다. 함평군은 환경농업의 확산을 통해 농촌자원의 소중함을 대도시인과 함께 하기 위해 함평천변에 펼쳐진 24만여평의 자운영꽃, 6만여평의 유채꽃 단지에서 나비축제를 열기로 했다.이석형 함평군수는 “나비를 지역 특화상품으로 개발하기 위해 이미 곤충자연사 박물관 건립에 나섰다”며 “나비와 관련된 여러 사업을 지역축제로연결해 도시인들에게 농촌환경의 중요함을 일깨우도록 하겠다”고 말한다.

도시민의 실생활을 파고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있다.지역민의 따뜻한 마음, 정성까지 더한, 논산시의 강경젓갈열차 운행이 그사례.
강경은 젓갈의 주산지다. 강경젓갈의 전통을 살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논산시는 97, 98년 김장철에 젓갈열차를 운행해 대도시 주부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젓갈도 싸게 구입하고 지역축제 참가와 명소관람까지 연계해 주는 논산시민의 풋풋한 정을 느끼게 돼 좋았습니다” 연2년째 강경젓갈열차를 타고젓갈구입 행사에 참여했던 서울 주부 김정란씨(마포구 망원동 거주)의 말이다.
시청 문화관광계는 지난해 방문객 1천4백여명이 맛깔젓을 비롯한 특산품구입에 1억6천여만원을 썼다고 밝힌다.
젓갈시장 상인들은 “읍번영회, 시장상인회, 농협, 주민, 관청 등이 모두함께 나서 행사를 준비하고, 정성을 들여 환영하고 친절을 베푼 것이 소비자들의 마음에 닿은 모양이다”며 한껏 고무된 표정이다.
대도시에서 소비자들을 지역으로 직접 유인하는 적극적인 사례도 빼 놓을수 없다.
“최대한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네, 고맙습니다. 한번 찾아오십시오.” 서울 서초동에 자리한 전북 무주군 서울사무소는 요즘 새해 연휴에 무주를 찾겠다는 시민들의 전화로 바쁘다. 지난해 8월 무주에서 가졌던 ‘반딧불이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이를 홍보용으로 적극 활용한 게 서울 주부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기택 소장을 비롯한 직원 5명은 중앙과 군의 행정연계업무외에 정기적으로 아파트부녀회, 동사무소, 농협, 경기지역 등을 돌며 관광·농특산물 홍보활동을 벌인다. 또 시간날 때마다 길건너편 무주 농특산물 직매장인 ‘반딧골그린마트’에 들러 애로사항과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구매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꼼꼼함도 잃지 않는다.
김미중 팀장은 “각 지역에서 벌이고 있는 행사들을 단발성으로 끝낼 게아니라 지역자원 홍보, 특산물판매, 지역정보 제공 등 사전·사후서비스 역할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며 “당장은 적상농협과 자매결연한 논현2동부녀회를 초청해 마늘캐기, 사과따기 행사를 열 예정이고, 앞으로도 청정한무주 자원을 소비자들이 체험토록 해 자주 찾아오게끔 만들 겁니다”라고새해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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