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내수 농협중앙회 부회장 <>“국민을 움직여야 농업이 산다”는 한국농어민신문의 지난 1월 4일자 새해테마기획은 아주 시의적절한 기사이다. 농업 발전은 결국 국민의 공감대를얻어야 이루어진다는 주제를 싣고 있는데 이러한 인식은 농업관련 종사자들에게도 하루빨리 확산돼야 한다. 농업과 농업인의 비중이 컸던 1960년대 이전에는 정부가 농업개발에 투자하고 싶어도 재원이 없어 불가능했다. 요즈음은 경제위기를 맞아 정부의재정 여력이 많은 제약을 받기는 하지만, 1960년대에 비교해서는 농업·농촌개발을 위한 투자여력이 크게 향상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농업인의비중은 국민 전체로 보면 10%정도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투표에 의한 민주정치 체제하에서는 비농업인의 의사가 농업부문 투자수준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된다. 이러한 상황하에서 “21세기에는 농업과 농촌의 가치가사회적·전 국민적으로 인정되어야만 농업과 농촌의 발전을 기할 수 있다”라는 한국농어민신문의 지적은 농업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우리 모두가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이라 생각된다. 특히 기사에서 소개된 프랑스의 예 처럼 농민단체가 정책적 요구를 내걸고도로점거 등 행동에 나서면 정부는 다른 사회단체나 시민단체의 반응을 보고 지지를 받을 경우 그 정책을 수용하고, 지지를 받지 못할 경우 수용하지않는 정책결정 시스템은 민주사회에서 다양한 분야로부터의 지지가 그만큼중요함을 보여 주는 좋은 실례라 하겠다. 우리나라 농업인들도 프랑스의 농업인들처럼 농가부채 등 농업인이 처한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가두집회나 데모를 종종 하고 있다. 이때 매스컴에 방영되는 농업인들의 시위 중 붉은 머리띠는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붉은 머리띠는 그 이미지가 너무 강렬하여, 오히려 이러한 모습을매스컴에서 접한 국민들의 잠재의식 속에 해당 농업인들이 생산하는 농산물의 이미지까지 왜곡시키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가 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붉은색은 공격적이며 파괴적인 이미지의 색깔이다. 이러한 이미지는 일반국민들의 농업과 농촌에 대해 갖는 통상의 이미지, 즉 만물을 살려내고 생육하는 평화스런 이미지와 상충되는 느낌을 줄 수 있다. 그 결과 혹시나우리 농산물에 대한 호의적인 이미지를 왜곡시켜 쌀과 쇠고기를 제외한 모든 농산물이 개방된 오늘에 있어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가능성이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해당 농산물의 이미지가 경쟁력을 제고하는 좋은 실례로 스위스산 치즈를들 수 있다. 스위스산 치즈가 세계 최고수준으로 대우받는 것은 우리가 스위스 관련 사진이나 그림에서 자주 접하는 알프스 산록에서 평화스럽게 풀을 뜯어먹고 있는 스위스 목장의 긍정적인 이미지에 힘 입은 바 크다. 우리도 이러한 이미지를 전략적으로 심어가는 것도 해볼만한 일이다. WTO 체제 출범과 교통수단의 발달, 월마트 등 다국적 기업의 국내 진출로인해 미국 등 세계각국의 농산물과 우리 농산물이 우리 국민들의 식탁위에서 치열한 경쟁을 날로 더해 가고 있다. 새해에는 우리 농업과 농산물에대해 국민들의 뇌리에 평화롭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는 집회문화가 정착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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