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골군수의 강의요청 편지. 지역개발에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뭉툭묻어난다.이 편지의 주인공은 서울 법대를 나와 농협중앙회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농업계의 이론가로 이름을 날리다, 어느날 갑자기 사표를 던지고 고향으로 낙향해 지난해 7월부터 곡성군의 민선군수로서 일하고 있는 고현석씨(56). 고 군수는 올해 공직자와 주민의 안목을 넓히는 각종 교육실시를 군정의핵심과제로 삼았다. 그런데 강사를 초빙할 재원이 없는 것이 문제. 해서 생각해낸 것이 군수의 인맥을 자원화하는 꾀(!)를 내게 된 것이다. 1차로 발송된 편지는 고 군수와 막역한 분야별 전문가 20명. ‘군민들에게 귀하의 귀중한 얘기를 들려주고 싶은데 솔직히 돈이 없으니 이 근처에올 일이 있으면 미리 연락해달라, 그러면 세미나나 강연회 등의 프로그램을기획하겠다’고 쓰고 있다. “적극 협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어떤 주제로 어느 테마로 얘기하면곡성발전에 도움이 될까 구상중이다.” 편지를 받은 정영일 서울대 교수의촌평. 그리고 강사비 없이 강의 해달라는 이런 애교있는 편지는 지자체장으로는 고 군수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편지를 낸 이유? 돈이 없어서지요. 인근 장성군은 한해에 약 1억원의예산을 들여 장성아카데미를 3년간 운영하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잖아요?교육프로그램은 꼭 하고 싶은데 어떻합니까. 지혜를 짰죠.” 고 군수는 지난해에도 수퍼옥수수 김순권박사, 금융감독위원회 함문수 상임고문 등을 초청,강좌를 열기도 했다. “농촌지역은 사람도, 돈도, 정보도 없습니다. 공직자와 군민에게 새로운정보와 그 정보를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도록 여건을 마련하고 싶습니다.” 이 프로그램에 협조하고 싶은 사람들은 전남 곡성군수실로 꼭 연락해달라고 말했다. “강사료는 못 드려도 섬진강 매운탕에 소주 한잔 대접하겠습니다.”연락처:전남 곡성군수실 0688) 363-3601, E-mail: tj3000@soback.konet.nm.kr<김미숙 기자 kimm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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