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전이냐, 대체농지 조성이냐”경기도·환경단체와 농림부·농업기반공사간 치열한 공방을 거듭하고 있는 화성시 화옹호 간척사업 방조제 물막이 공사를 지난 7일 지자체와 환경단체의 강력한 반대에도 농업기반공사가 강행, 마찰을 빚고 있다. 화옹호 간척사업은 화성시 남양면∼장안면 앞 바다를 잇는 9.81km의 방조제 축조 후 2012년까지 간척농지 4482ha와 담수호 1730ha를 조성하는 국책사업으로 총 사업비 3200억원이 투입되는 공사다.○농업기반공사 “대체 농지 조성” 명분 강행 / 경기도·환경단체 “제2시화호 우려” 저지 나서지난 8일 오후 화옹호 물막이 공사 건설현장에서는 포크레인과 수십여대의 덤프트럭들이 물막이 자재로 사용할 골재와 돌망태 등을 분주하게 실어 나르고 있었다. 썰물 때 작업 진척도를 높여야 하기 때문에 작업 인부들과 공사차량들로 가득 메운 물막이 현장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물막이 공사 현장 끝부분에는 물막이 유실을 막기 위한 보강공사와 싣고 온 돌망태를 바다에 떨어뜨리는 바지선들의 작업이 한창이다.현장 출입구와 작업장 곳곳에는 어제까지 환경·시민단체들이 육로·해상에서 공사를 방해하며 시위를 벌였던 탓인지 삼엄한 경계 속에 검문, 검색을 강화하고 있다.“조석간만의 차가 가장 적은 3월이 지나면 유속이 빨라져 공사가 시급해요. 어제부터 이날 공사까지 약 200m가량 막았고 환경단체의 공사방해만 없다면 24일까지 공사를 완료할 수 있는데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농업기반공사 화옹·시화사업단 박현철 과장의 수심에 찬 설명이다. 환경·시민단체의 공사중단 대규모 시위가 곧 있을 예정이기 때문.박 과장은 당초 ‘선 물막이 공사, 후 환경기초시설’을 주장했던 경기도가 돌연 입장을 바꾼 것에 불만을 토로했다. 박 과장은 “화옹호는 시화호보다 큰 대형 배수갑문(6연)이 설치돼 이를 열어 해수를 유통시키면 방조제 내측 담수호의 58%를 교체할 수 있고, 저층 배수시설까지 가동시킬 경우 하류지의 수질개선은 물론 오수유입량도 시화호보다 50배 유리하기 때문에 환경기초시설 설치(2008년)까지 환경오염 우려는 없다”고 주장했다. 인근의 한 농민은 “쌀 재고가 매년 증가한다고 볼 수 없고 자연재해 등에 대비, 대체농지 확보가 절실함은 물론 11년간 벌여온 국책사업을 중도에 포기할 경우 예산낭비만 초래해 사업을 하루속히 마무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경기도와 환경·시민단체들은 공사중지의 강경한 입장을 취하며 실력행사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경기도는 화옹호의 정화되지 않은 공장 및 생활 오·폐수가 하루 1만3900톤 유입돼 환경오염의 문제를 낳는다며 지난달 21일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화옹호 물막이 공사중지 중재신청을 냈다. 이어 6일에는 수원지방법원과 환경부에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과 공사중지 명령을 요청, 법적 공방으로까지 치닫고 있다.오산·화성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호수내 썩은 물로 인해 어패류 폐사는 물론 호수전체와 해양생태 환경을 폐허로 만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민 송모(47·우정면 호곡리)씨도 “담수호내 갯벌과 황금어장이 황폐화돼 생계 타격은 물론 선착장도 방조제 외측에 설치돼 선로 우회에 따른 경비 부담도 가중된다”고 말했다.한편 환경·시민단체와 지역 주민들은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중단될 때까지 물리적인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저지할 것이라고 밝혀 화옹호 간척사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화성=이장희 기자 leej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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