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시장 ‘머슴노릇’ 자처새벽 3시 30분이면 도착, 불지피고 차 끓이고 축산농가 맞이 분주. 중량저울 점검, 중개사 관리에 거래·출하동향 파악 필수. 조합원과 막걸리 한잔이면 피로 ‘싹’남원축협 최용만(36)씨의 하루는 남들이 곤히 잠들어 있는 새벽 3시에 시작한다. 3시30분이면 어김없이 조합에서 운영하는 가축시장에 도착해 4시30분부터 가축시장에 오는 축산농가들을 맞는다.최씨는 축산농가들이 오기 전 땔감을 준비해 불을 지피고 따뜻한 차를 준비한다. 또 시장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중량저울을 점검한다. 남원축협이 위촉한 9명의 중개사들도 관리, 소 매매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도록 협조를 당부한다.이런 점검을 마치고 4시30분에 가축시장 정문이 열리면 주차장 정리를 한다.남원가축시장에는 4일과 9일, 5일장이 선다. 매 장이 열릴 때마다 평균 250여두가 출장해 150여 마리의 거래가 이뤄지고, 4∼5억원의 자금이 이동되는 곳이 바로 이 곳 우시장이다.이 가축시장은 남원을 비롯, 경남 함양, 전남 여수, 순천, 경기, 충청 등 강원지역을 제외한 전국의 축산농가와 상인들이 모여들고 있는 소 유통의 거점도시다.전남 담양이나 충남 논산 등의 우시장이 육소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점에 비해 남원가축시장은 송아지를 비롯 암소, 숫소, 육소, 중소, 큰소 등 모든 소의 거래가 이뤄져 과거 명성을 회복하고 있다는 게 최씨의 설명이다.가축시장이 폐장하는 8시30분경 최씨는 농협전북지역본부에 산지거래의 가격동향과 출하동향 등을 즉각 보고한다.최씨는 소시장이 열리는 날 이외에도 일주일에 3회 정도는 새벽에 일어나 도축한 소를 조합의 본소와 지소의 판매장에 배송하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최씨는 소시장에서 축산농가들과 부딪히다보니 축산 전문가가 다됐다. 그는 “최근 방송매체의 건강식 채소 열풍으로 소 가격이 떨어지고 있으나, 더 이상의 하락은 없을 것”이라며 “향후 2∼3년간 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최씨는 “소시장이 폐장하고 시장안 국밥집에서 조합원들과 막걸리를 곁들이면 하루의 피로도 금방 사라지게 된다”며 “가축시장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커뮤니케이션의 장으로 영원히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나의 임무”라고 말하고 오늘의 산지가격동향 등에 관한 보고를 위해 바쁜 발걸음을 재촉했다. 남원=양민철 기자 yangmc@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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