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농연 충주시연합회 김국진 부회장우리속담에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말이 있다. 쌀문제와 관련해 농협은 시누이 역할을 톡톡히 했다.작년말부터 “RPC 경영이 어렵다”, “자체매입을 할 수 없다”며 슬슬 농민들을 불안케 하더니 급기야 농민들을 거리로 나서게 함으로써 정부와 농민의 싸움을 거는데 성공했다.싸움이 중반전쯤 됐을 때 정부는 농협에 큰 선물을 안겨줬다. 농민들이 요구하는 쌀값차액 보전은 아랑곳 않고 RPC에 33억원의 자금을 무이자로 준 것이다. 건의문 몇 장 내고 개소당 최소 1억원 이상을 공짜로 얻게 됐으니 농협은 아쉬울 게 없게 됐다. 농민들의 쌀값보장과 장기적 대책 마련 요구는 궁극적으로 정부를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농협을 상대로 한 싸움도 곳곳에서 전개됐다. 왜 일까. 조합원의 아픔을 함께 하기보다는 잇속을 차린 농협이 자제를 종용하며 시누이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농민들이 싸운 덕에 무이자자금을 받았다면 당연히 그 몫을 조합원에 환원해야 하는데도 농협은 싸움말리는 데만 기를 썼다.농협이 항상 농민들의 술자리 안주로 오르는 이유는 비단 쌀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똑같은 농약이 농협만 가면 비싸다. 똑같은 퇴비가 농협계통만 거치면 몇 백원씩 뛴다. 일개 작목반이 거래를 해도 가져올 수 있는 가격을 농협계통에서는 죽었다 깨나도 못맞춘다. 그러고서 농협은 매일 경제사업을 미운 오리새끼 취급한다. 물론 농협을 ‘우리조직’이라 생각하지 않는 농민들도 있고 꼭 살려야 한다는 생각을 갖지 않는 농민들도 있다. 그러나 농협이 진정으로 농민 편에 선다면 미운 시누이가 될 이유도, 개혁의 대상이 될 이유도 없다.
이평진leepg@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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