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군의 포도행정이 정보화로 거듭 태어난다. 컴퓨터 앞에 앉아 마우스만 움직이면 관내에서 포도농사를 짓고 있는 4천7백51호 전체 농가의 정보가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에는 농가현황과 재배현황은 물론이고, 생산실적과조수익, 출하 및 가공, 저장시설 및 장비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사람이 직접 수기로 관리하던 지금까지의 행정과 비교하면 일대 혁명을이룬 셈이다. 정보화의 장점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데이터베이스로 관리되는 관내 포도재배면적의 증가 추이는 생산량을 예측할 수 있으며, 이는바로 경영지도가 가능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국적인 생산량 변동추이와군의 추이를 비교·분석해 발빠른 중단기 경영지도방침을 수립할 수 있는것이다. 군은 특히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품종 및 출하처 관리에도 각별한 신경을 썼다. 자신이 출하하는 공판장 및 상회까지 세밀하게 기록해 유통문제에개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 출하처별 가격정보는 향후 농민들이 출하처를 정할 때 결정적인 정보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유통업체들의 가격횡포를 막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동군이 이 같은 포도정보화사업을 시작한 것은 포도농사가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영동군에서 생산되는포도의 연간 수익은 약 8백50억원으로 이는 전체 농업소득의 60%를 차지하는 수치다. 포도농사의 풍흉이 지역경제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이에 따라 군은 포도행정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지난 1월 한국농어민신문 정보화팀에 의뢰해 프로그램설계안을 작성한 이후 2월말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후 3월부터 10월까지 연인원 2백여명의 공공근로요원을 투입해각 농가별 세부사항을 조사해 입력함으로써 1차적인 데이터베이스화에 성공했다. 이제 매년 12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를 포도정보 일제조사기간으로 정하고 데이터를 보강하게 된다. 군은 앞으로 이 정보를 CD에 입력, 각급 기관단체에 배포해 포도명품화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전산출력한 농가별 카드를 배포함으로써 농업인들이 스스로 자신의 정보를 관리하는 것은 물론이고 소속감과 긍지를 느끼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21세기를 맞이해 앞다퉈 정보화에 투자하고 있으나 품목별 관리까지는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지역의 주작목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경영지도까지 이루겠다는 영동군의 선제행정은 지역농업계에 충격을 주기에 충분하다.영동=조재상 기자입력일자:99년 11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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