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지역 농협 “미질 떨어진다” 조생종 벼 수매 거부농가 “심으랄 땐 언제고…” 분통판로 없어 한달 째 창고 방치-절도 불안까지 겹쳐 ‘죽을 맛’평택지역 농협들이 조생종 벼 수매를 거부, 수확한 지 한달이 지나도록 벼들이 창고에 쌓여 있어 농민들이 농협 수매를 강력 촉구하고 있다.평택시 벼 재배농가들에 따르면 올해 정부 권장으로 도복·내병성에 강한 다수확 품종의 대진·진부·신석벼 등의 조생종을 많이 재배했으나, 농협과 도정업체들은 만생종에 비해 미질이 떨어진다며 수매를 해주지 않고 있어 수확한 벼가 장기간 방치되고 있다는 것. 이로 인해 건조·저장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에서 절도의 위험과 겨울철 생계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어 농민들이 시름에 잠겨있다.평택시의 올해 벼 재배면적은 1만6천9백51ha로 이 가운데 대진·진부·신석벼 등 13개 품종의 조·중생종이 30%(4,931ha), 만생종인 추청·일품·대안벼(12,020ha)등은 70%를 차지했으며, 매년 조·중생종 다수확품종의 벼가 평택 전역에 걸쳐 널리 재배되고 있는 추세다.그러나 평택시와 각 농협들은 조생종 벼 재배 농가들의 사정은 무시한 채 지역쌀 특화사업 명목으로 만생종인 추청·대안벼만을 수매하고 있어 농민 반발을 부추기고 있다. 올해 1만여평의 대진벼를 재배한 농민 박대원(46·평택시 현덕면 운정리)씨는 “농민이 소출 많은 품종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더구나 정부가 장려해 수매까지 책임진다고 해서 심었는데 농협이 수매를 하지 않고 있으니 분통이 터진다”며 “판로확보가 안돼 헐값에 내다 팔던지 버리게 될 형편”이라고 울분을 토로했다.또 박씨는 “벼를 수확하고 수매가 돼야 돈이 생기는데 수매도 거부한 농협은 이런 사정을 뻔히 알면서도 수확 한 달 전부터 끊임없이 ‘영농자금상환’을 독촉하고 있다”며 “영농의욕을 상실시키며 말로만 농민을 위한다는 농협은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이에 대해 안중농협 관계자는 “정부 수매량도 줄고 각 농협 RPC가 처리능력이 부족해 미질 좋은 추청·대안벼만을 수매해도 벅차다”며 “조생종 벼 재배농가의 어려운 사정을 알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평택=이장희 기자
이장희leej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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