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연구개발과 기술보급이 주축임무인 농촌진흥사업이 올해부터 지방화된다. 이는 농촌진흥사업을 담당하는 연구직과 지도직 공무원의 인사권과 업무지휘권이 지방자치단체장에게 귀속된다는 점에서 명실상부하게 농촌진흥조직이 지방화된다는 뜻이다. 본사 ‘농정과 자치’가 앞으로 농촌진흥사업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다룬 가상시나리오와 본사가 조사한 농촌지도소가담당하고 있는 지도사업에 대한 농업직 공무원과 농업인의 의견조사 등의주요내용을 요약, 소개한다.<지도직 지방직화 따른 예상 문제점과 대안>지도직의 지방직화는 지방이 필요로 하는 양질의 농업기술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이뤄짐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먼저, 중앙의 연구개발체계와 지방의 기술보급체계와의 연계성이 약화된다는 우려이다. 그간의 우리나라 지도사업이 국제적으로 우수하다는 평가를받은 요인 중의 하나가 연구기관과 기술보급기관이 하나의 기구로 통합돼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과 관련, 기술보급의 기능을 담당할 지도인력이 지방화직화 됐을 때 과연 중앙 연구기관과 긴밀한 연계가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또한 기술개발에 있어 지방정부간의 중복투자의 문제가 제기된다.두번째로 지도사업의 원활한 전개를 위해서는 지도사업비의 안정적 확보가필수적인데 선출직인 지방자치단체장이 선 듯 사업비 확보를 위해 애 쓰겠는냐는 지적이다. 가뜩이나 지방재정이 열악하고, 또 선거를 의식해야 하는자치단체장이 비정규적 교육사업의 성격을 갖는, 그래서 효과가 더디게 나타나는 지도사업에 투자를 집중하겠느냐는 현실성 있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서 농촌지도조직의 축소를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크다.세 번째의 지적은 지도사업의 특수성에 기초한 주장으로 지방화는 지도조직의 특수성과 자율성을 살리기 어렵지 않게냐는 지적이다. 지도사업은 지역이 처한 입지나 농업인 개개인의 요구나 수용능력에 따라 보급방법을 달히 해야하기 때문에 지도인력 개개인의 능력과 창의성, 자율성이 존중돼야한다는 주장이다. 이것은 지도공무원 사기와 채용, 훈련, 인력관리의 문제와 밀접히 연관돼 있다.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농촌진흥사업 갖는 특수성, 독자성과 자율성을 잃지 않고 건전하게 발전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는가라는 대안측면에서 ‘광역농촌진흥체계’가 거론되고 있다.이 체제는 현재 시·군 행정단위마다 설치돼 있는 지도소를 지역농업의 생태적 환경과 사회문화적인 지역여건을 고려, 2∼3개 시·군을 하나로 묶어연구개발과 기술보급 기능을 갖도록 하자는 것이다.이렇게 연구지도체계를 광역화하면 지방정부의 수요와 중앙정부를 수요를적절히 조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연구지도인력의 전문화를 기할 수 있어고급화·다양화된 농업인들의 기술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더불어 지도직의 지방화에 따른 여러 문제 즉, 특정품목에 대한 인력수요,원활한 인사교류, 농촌진흥사업 고유업무에의 충실 등을 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가상 시나리오 지도직 지방직화 그 이후.....>본격적인 지방시대를 맞아 농촌진흥사업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네개의 가상시나리오가 있다. 첫번째는 광역농촌진흥체계를 구축, 연구와 기술보급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로 지방직화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키고 부정적 측면을 최소화하는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 시나리오는 지도직 공무원들의 주체적인 노력을 통해 구현해야 할 방향으로 제시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두번째 시나리오는 행정기관의 수발로 전락, 더 이상 지도사업이 존재하지않는다는 최악의 가상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의 의지와 농촌지도소의 주체적노력, 농업인들의 기대등의 정도에 따라 농촌지도사업이 소멸할 수 있다는이 가상은 지도직 공무원들의 불안을 더해 주는 시나리오이다.세번째 농촌지도소가 농업컨설팅기관화하는 시나리오로 참신한 기획력과사업수완을 갖춘 인재를 확보한 지도소는 수익사업의 성공을 바탕으로 농업인에 대한 지도사업을 내실화하고 궁극적으로는 지도사업을 유료화하는 데까지 나가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선진농업국의 지도사업이 하나의 서비스산업으로 정착돼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발전의 길은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분석이다.네번째 시나리오는 지역농업센터로서의 역할 수행을 제대로 한다는 가상으로 이것은 지도소의 주체적인 노력과 더불어 제도적인 보완이 있을 때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인사권.사업지휘권 등이 제도적으로 보장돼 있을 때 지역농업의 주역으로서 변신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농촌지도소에 관한 농업인.농업직공무원 의견조사>‘현재의 농촌지도소가 본래 주어진 역할과 기능을 어느 정도 수행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농업인들은 매우 잘 수행하고 있다거나 잘 수행하고 있다는 등 긍정적으로 응답한 경우가 34.4%에 불과하다. 반면 잘못하고 있다거나 매우 잘못하고 있다고 부정적으로 응답한 경우는 24.5%에 이르러 5단계 척도에 평점할 경우 2.82점에 불과하다. 백분율로 보면 56점에 불과한수준이다. 지도직 공무원을 포함한 농업직 공무원들은 긍정적 응답이41.3%, 부정적 응답이 40.8%로 5단계 평점은 2.98점을 나타냈다.농업인과 공무원을 통합 분석할 경우, 긍정적 응답이 38.0%, 부정적 응답이 33.1%로 나타나 5단계 평점은 2.91점으로 나타났다. 100점 만점으로 환산할 경우 58점 정도의 성적이다.농촌지도사업에 대한 ‘애증’의 한 단면을 읽을 수 있는 항목이 ‘앞으로농촌지도소가 어떻게 변화 하리라 보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결과다. 이 질문에 대해 농업인 篇タ針모두 가장 많은 응답을 보인 항목이 ‘지역농업의전문기관으로 정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농업인들은 33.1%가 공무원들은27.5%가 이렇게 보고 있는데 특이한 것은 농업인의 응답비율이 높다는 사실이다.이것은 현재 농촌지도소에 대한 기대는 크나 그 기대를 제대로 충족하지못해 실망스럽지만, 앞으로 해 줄 것으로 믿는, ‘사랑’과 ‘미움’을 함께 갖는 농업인들의 뜻이 실려있다 하겠다.지도직 공무원의 지방직화 이후 농촌지도소의 모습을 묻는 질문에 정도의차이는 있지만 농업인과 공무원 모두 지역농업의 전문기관으로 정착(농업인33.14%, 공무원 27.49%)할 것으로 보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서 지도직인원이 점차 감축되어 명맥만 유지(농업인 25.14%, 공무원 19.68%), 현행시·군 단위 조직에서 지역생태 환경을 고려한 광역체제로 전환(농업인17.86%, 공무원 16.71%), 시 멎산업과로 흡수(농업인 12.57%, 공무원14.82%), 현행체제 유지(농업인 5.14%, 공무원 5.93%) 순으로 응답했다.‘내년 농촌지도요원의 지방직 전환후, 농촌지도소가 역점을 둬야 할 일이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농업인과 농업직 공무원 모두 지역농업기술의개발과 보급(각각 36.57%, 36.66%)을 첫번째로 꼽았다.이는 ‘농촌지도소는 농업기술’의 역할기대를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조사결과로 지방시대를 맞아 농촌지도소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하기위해서는 농업기술의 개발과 보급에 더 역점을 둬야 고객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하겠다.지역농업과 생활기술의 개발과 보급은 농업인 10.86%, 공무원 13.21%로 응답함으로써 가장 낮은 응답률을 보였는데, 이는 생활기술이라는 것이 농업인에게 명확하게 인식되어 있지 않고 민간기업의 수준이 훨씬 높은 데 기인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생활기술에 대한 명확한 개념정리와 함께 추진전략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지역농업기술과 생활기술의 동시 추진은 농업인은 36.00%, 공무원은30.19%이 찬성했다.‘농촌지도소가 수행하기를 바라는 역할을 잘 수행하려면 어떤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농업인들은 지도인력의 고급 渙 ┑ 가장 먼저(30.86%) 꼽았으나 농업직 공무원들은 농촌지도사업비의 안정적 확보와지원을 가장 먼저(26.15%) 꼽았다.이어서 농업인들은 일반행정업무를 못하게 하도록 지도사업 영역을 명확히하는 일(19.43%), 농촌지도사업비의 안정적 확보와 지원(16.57%), 연구직과의 순환근무제 도입(14.86%), 명예퇴직제도의 확대 시행(13.14%) 순으로 들었다.한편, 농업직 공무원들은 지도인력의 전문·고급화(24.53%), 지도사업 영역의 명확화(18.60%), 연구직과의 순환근무제(14.02%), 명예퇴직제도의 확대 시행(11.86%) 순으로 꼽았다.이 질문에 대한 전체의견은 농촌지도사업비의 안정적 확보(34.69%), 지도인력의 전문 慈史 24.53%), 지도사업 영역의 명확화(18.60%), 연구직과의순환근무제(14.02%), 명예퇴직제도의 확대 시행(11.86%) 순으로 제시됐다.이밖에 인사권을 시 돝恥玲“農이양, 일반직공무원에서 전문직공무원으로전환, 보수를 연구직 수준으로 상향 조정, 연고지 배치, 현행 단일호봉제를폐지하고 직급제 재도입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이와 관련, 많은 전문가들은 농촌지도소가 지방자치시대의 자율농정을 뒷받침하는 중추로서 지역이 필요로 하는 농업기술을 개발·보급하는 지역농업의 센터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지도인력의 전문화와 기술보급체계의 개편, 지도방법의 전환 등 지도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개혁조치들이 지도직의 지방화 조치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발행일 : 97년 1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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