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특강> 한국농업과 농정의 방향
- 정시채 농림부장관 -
선진농업국으로 가기 위한 4대 혁명은 사람의 혁명, 토지의 혁명, 실용기술의 혁명, 유통의 혁명 등이다. 즉 농사를 짓는 농업경영인이 농업관을 재정립해 경영적 측면에서 농업을 수행해야 하며, 토지 역시 소유의 개념에서사용의 개념으로 바뀌어야 한다.우리나라 상황에서는 우선적으로 현재 25.8%에 머물고 있는 식량자급률을높일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 품질경쟁력과 가격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올 7월1일 농산물수입이 완전개방되면 현재보다 더 악화된 상황이 우려된다. 농림부에서는지난해부터 기술개발비를 1% 상승시켜 지출하고 있으며 안전성 지도와 점검에 대한 조사를 확대하고 유기농법등 중소농의 특성을 살린 고품질 농산물생산 등을 추진하고 있다.
유통단계를 축소시켜 생산자와 소비자의 손실을 없애는 것도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유통비 비중을 외국과 비교해 살펴보면 미국 5%, 일본은11%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19.3%이다. 이 비용을 최소화 시키기 위한 기본방향으로 산지 중심의 유통체제를 확립하고, 도매시장의 기능 보완과 물류센터로의 전환 등을 적극 주도할 것이다. 또 올 1/4분기중 농업관련 전문가와제2단계 유통개혁 대책을 수립해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세부적 사항을 결정할 예정이다.
선진농업국이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제중 하나가 바로 수출농업의 육성이다. 먼저 주요수출전략의 목표를 설정하고 전문 생산단지를 조성해야 한다. 또 품목별 수출애로요인을 해결해 나가고, 수출 지원을 확대하며 수출유망지역에 대한 시장개척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특강> 농업의 미래와 우리의 대응
- 김성훈 중앙대 부종창 -
나라경제가 어려울수록 농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높아진다는 것은 역사적으로도 증명되고 있다. 지난 80년 냉해로 인한 쌀흉작시 해외 쌀값이1백80달러에서 6백30달러로 급격히 올랐는데, 경제가 어려울수록 식량자급도를 높여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얘기다.
또 농산물 개방과 관련한 대외적 정세도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미국 무역대표부의 신임대표 샬린 바셰프스키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2000년 다자간협상 때 농산물과 서비스 부분의 추가적 완전개방을 이뤄낼 것”이라고밝혔으며 미국 국회에서도 “미국 농산물 수출에 장애되는 국가는 즉각 보복조치하겠다”라는 법안을 제시했다.
이같은 추세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으로 첫째, 가장 기본적으로 농가소득증진책을 추진해야 한다. 96년 현재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도는 25.9%로 매년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농가소득 증진책을 추진해 소득을 안정시키고 국가적 무기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안전성을 지켜주는 친환경적 농업을 육성해야 한다. 친환경적 농업이란 환경파괴적 대량생산농법을 대신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공생시킬 수있는 농법을 이른다. 주곡은 상품으로서의 효과 외에 산소공급, 탄산가스 흡수, 지하수공급 등 정서적 ┏割자원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며 환경보호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이러한 기능이 무너질 경우 이에소요되는 국가비용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셋째, 도시와 농촌이 함께 협력해야 한다. 외국의 경우 농민단체가 중요이슈에 대해 연대하는 한편 도시소비자와도 연대하며, 국제적으로까지 연대활동을 펼치는데 이같이 도시인과 농민이 하나되어 우리농업을 지키고 육성해야 한다.
<주제발표> 농민권의 확보와 농업경영인의 역할
- 조봉희 한농연 부회장 -
농업환경의 급속한 변화속에서 우리나라 농업과 농민의 생존을 지키기 위한 농권운동은 과거 권위주의하의 정치투쟁중심에서 지금은 현장농업인들의구체적인 이해와 요구를 반영하여 품목별, 사안별로 대응하는 다양한 내용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같은 농업환경변화속에서 한농연은 최근 수년간 식용쌀 수입반대, 농관련산업 개혁, 농축협 참여, 정부와 자치단체에 대한 농정활동을 강화하면서 올바른 정책수립과 제도개혁을 위해 노력해 왔다. 한농연의 농권운동은 초기에 상층조직 중심으로 이뤄졌으나 지금은 시 멱 읍·면 등 하부단위까지 광범위하게 발전해 나가고 있다.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농업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대해 주동적이고 조직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고 계기적인 활동에 머무르는 한계를 노정하고 있다.우리 한농연을 비롯한 농민들의 농권운동이 농업발전과 농민의 권익보호를위한 국민적인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과거에 단순논리에 따라 집단행동하는형태에서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으로 변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와 국민들이 농업보호 당위론에 집착만 할 것이 아니라 농업성장 논리를 준비하고 지속적인 투자필요성과 발전가능성에 공감하도록 전략을 개발하고, 농권운동이 온국민의 생존을 위해 당연히 보호되어야 한다는국민적 인식을 정립하려는 노력도 있어야 한다.
<종합토론>
- 참석자 -
정성헌 :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본부장문창호 : 송탄농협 조합장당선자이정백 : 경북도의회 의원, 상주축협 조합장장기표 : 신문명정책연구원 원장최정섭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동향분석실장좌 장 : 황민영 본보 사장
▲정성헌=우리나라 농업이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국실정에맞는 한국형 농업발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같은 일은 바로 농업경영인들과 한농연 같은 조직이 주체가 되어 기획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그러기위해서는 농업경영인들은 역량의 80% 이상을 협동조합에 집중해야 한다. 협동조합을 바로 세우고 이같은 힘을 바탕으로 할 때 농업발전과 농촌교육 개혁, 지방자치의 발전도 이룰 수 있다. 그리고 소비자들을 농업살리기운동에동참시킬 수 있도록 한농연은 안전한 농산물생산을 위한 대국민선언과 같은활동을 통해 소비자와 함께 하는 농민운동이 되도록 운동방식에 변화도 이뤄야 한다.
▲문창호=농업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농협 등 협동조합이 올바로 서고 그것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데 이론이 없다. 그러나 조합원들은 협동운동과협동조합에 대해 올바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저 필요할 때 돈이나 빌리는 기관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이런 조합원들의 의식변화 없이, 그리고조합원을 위한 협동조합의 개혁없이 농업발전은 힘들다. 농업경영인들은 협동조합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이론과 실무능력을 배양하면서 조직적이면서 한단계씩 차분하게 참여해야 한다.
▲이정백=지금 모든 것이 변하고 있다. 농업환경도 마찬가지다. 농민조직의 책임자는 이같은 변화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농업발전을 위해 조직을어떻게 관리 운영할지 고민하고 연구해야 한다. 과거처럼 무턱대고 생떼쓰는 방식으로 농업정책이나 농업예산을 확보할 수 없다. 사업이 필요하다면왜 필요한지 상대에게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무조건 농민을 위한 정책을 세우라 할 것이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고 지역실정에 맞는 농업발전전략을 개발하여 이해와 설득을 통해 관철해야한다.
▲장기표=농업은 사양산업이 아니라 유전공학 등 첨단기술이 가장 많이 이용되는 첨단산업이다. 그리고 농업은 전국민의 생존과 직결된 자연과 상생하며 국민과 나라, 국민정신을 살리는 가장 중요한 산업이다. 이같은 농업의 지위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농업정책을 세우는데 핵심이 돼야 한다. 한농연은 이처럼 중요한 농업을 하는 조직으로서 농민운동을 함에 있어서 농업에 대한 국민적 공감과 이해를 높이고 이 나라를 살리는 국민운동으로 승화할 수 있도록 새로운 운동양식을 적극 개발해야한다. 그리고 농업발전을위한 연구주체로서 열심히 공부해야한다.
▲최정섭=농업의 살 길은 결국 시장에서 찾아야 한다. 시장지향적인 농업을 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나라 기성세대 소비자들은 우리농산물을 가장 선호하고 있지만 젊은 세대의 음식소비패턴은 다르다. 이들이 우리농산물을 애용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그리고 농민운동이 농민만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 전체국민을 위한 운동이라는 인식을 확산하고 농업을지켜야 한다는 국민적인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발행일 : 97년 3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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