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충북 음성군 삼성면에 자리잡은 덕교한우영농법인(대표 안병호)은 지난93년 10월 5명의 한우농가가 5천만원씩 출자하고 정부로부터 1억5백만원의한우경쟁력제고사업 자금을 지원받아 개별사육형태에서 공동경영체인 영농법인으로 새롭게 탈바꿈한 곳이다. 법인 설립당시만 해도 한우분야의 생산형태란 대부분 개별사육으로 영농법인을 통한 공동경영체는 극소수에 불과하던 시절이다. 그만큼 덕교법인의 설립은 주변 농가들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비춰졌으며 공동사육을 통한 사업 성공여부에 커다란 관심이 쏠렸던 것이다.덕교영농법인은5명의 회원농가들이 2백40평의 공동우사(1백20두)를 비롯창고.퇴비사.관리사 등 모두 1천평 규모의 최신식 공동 사육시설을 신축,법인설립 초기부터 한우수소 거세비육사업에 전력투구한 결과 국내 최고수준의 한우고급육을 생산해 내고 있는 것이다. 영세한 개별농가의 한계를 공동생산과 판매 ㅊ릴낮退등 조직화와 협업화를 통해 극복한 전형적 사례라할 수 있다.현재 3~4개월령 거세후 육성기와 비육전기에 체중에 맞는 철저한 사료 제한급여를 실시하고 비육후기에는 무제한 급여하는 고급육 생산시스템을 적용, 25개월령 전후 6백50kg대에 출하중인 덕교법인의 한우 1등급 출현율은85%대에 달할 정도. 소득측면에 있어서도 최근 소값폭락과 생산비 증가 등에도 불구 두당 1백만원 정도의 순수익을 올리고 있다.여기에 지방자치단체와 농촌지도소 등의 지원도 영농법인 활성화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게 덕교법인 안병호 대표의 설명. 지자체에서 지난해 거세우 두당 10만원씩 장려금을 지급한데 이어 올해는 20만원씩 지원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음성군은 1군 1명품사업으로 설성한우고급육생산사업을 지정, 남다른 애착을 갖고 정기적으로 지도관리하는 등 덕교법인에 대한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한다.하지만 이처럼 공동경영을 통한 조직적 생산사업으로 영농조합법인의 설립취지를 제대로 살리고 있는 곳 보다 부실운영은 물론 아예 법인운영조차 되지 않는 유명무실한 법인이 대다수를 차지한다는게 법인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실례로 6만여평의 시설채소 재배단지로 국내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밀양 산내영농조합법인은 76억원의 막대한 자본투자에도 불구 부실법인으로 전락한곳이다. 그 원인은 시설채소 전량을 일본에 수출해 왔으나 수출용 시설채소재배기술의 부족과 수출절차에 대한 전문지식 결여 등으로 인해 대일 수출이 크게 부진했기 때문. 더구나 정확한 경영성과에 대한 분석없이 규모확장에 무리하게 재투자를 하는 등 영농법인의 전문경영능력이 크게 떨어진 것도 경영악화를 부추긴 원인으로 작용한 것이다.이처럼 부실경영 영농법인을 양산하게된 원인은 93년도부터 영농조합법인등 공동경영체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확대되면서 무분별하게 영농법인수가급증한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영세농가들의 조직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인다는게 영농법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 취지였으나 농가들은 오히려 정부의자금지원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형식상 법인을 설립, 당초 법인설립 취지를크게 빗나갔기 때문. 또 법인을 운영하고 있더라도 참여농가들의 공동경영에 대한 인식결여로 회원간의 마찰이 잦은데다 경영능력의 부족, 운영자금난과 담보능력의 한계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여기다 정부에서 정책적 지원만 했을뿐 이들 법인에 대한 사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도부실법인 양산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이 결과 최근 4년동안 탄생한 3천여개의 법인중 현재 60% 이상이 적자운영에 허덕이고 있으며 아예 법인운영 실적이 없는 곳도 상당수에 달한다는게관계전문가들의 진단이다.이 뿐만 아니라 농.축협 등 협동조합과의 갈등도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영농법인이 설립, 생산은 물론 유통.가공사업에 까지 참여하면서 협동조합과의 경쟁을 유발, 점차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조직화 등 공동경영 측면에서 영농법인과 유사한 축산단지의 경우도 문제가 많기는 마찬가지. 한우.양돈.양계분야의 축산단지가 지난해까지 모두 1백60여개에 달하지만 대부분 부실경영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공동경영을 통한 사업성과가 크게 미흡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단지이면서도 개별경영 형태를 취하고 있는 단지들이 많아 사료와 약품구입, 방역과분뇨처리 등의 공동사업 비율이 50~60%대에 그치고 있다는게 관련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아울러 정부의 지원자금과 자체 출자금의 대부분을 부지확보와 축사시설 신축에 투자, 실질적 운영자금 부족으로 단지운영에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다.특히 돈육수출의 핵심체인 40개의 돼지고기품질개선단지도 일반 단지처럼운영자금난과 분뇨처리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어 단지운영에 차질을 빚고있다. 그러나 더욱 큰 문제는 수출단지 자체적으로도 규격돈 생산에 대한인식부족으로 수출규격에 적합한 돼지를 생산하지 못하는데 있다는 것이다.대일 돈육수출 촉진을 위해서는 1백10kg대 증체와 수퇘지 거세, 출하전 비육사료 급여 등을 통한 수출규격 합격돈을 생산해야 함에도 불구 지난해까지 합격두수는 전체 출하량중 60% 정도에 불과하며 수출업체와의 계약량중실제 공급량은 40%선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결국 영농조합법인과 축산단지, 수출단지 등 공동경영체의 부실운영은 정부의 효율적 지원과 사후관리 부재, 협동조합과의 갈등은 물론 법인과 단지자체의 불합리한 운영과 공동경영에 대한 인식부족 등 총체적인 문제에서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따라서 영농법인과 단지의 활성화를 위해선 무분별한 경영체의 양산보다생산형, 판매형 등 법인성격에 따라 차별화된 정부의 지원책 강구는 물론경영체에 대한 지도교육과 철저한 사후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또단지의 가장 큰 애로사항중 하나인 운영자금 부족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경영자금의 효율적 지원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적극적인 공동사업 참여와 전문경영능력 제고 등 영농법인과 단지 참여농가 스스로의자구노력이 조직화와 협업화.단지화를 통한 공동경영체 육성의 지름길임은재론의 여지가 없다.<엄일용.이영주.유영선.이동광 기자>발행일 : 907년 4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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