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아버지의 텃밭 < 노연화 >아버지, 오늘도흙 묻은 손으로 잡초를 뽑으신다광활한 우주, 지구 위 작은 텃밭에도 고치지 못한 나쁜 습관처럼뽑아도 끊임없이 자라나는 질긴 생명있어기도하듯 묵묵히 땀 흘리고 있다잡초 뽑는 일이란 기실삶의 곁가지 솎아내는 일 아니랴아버지, 절벅이는 장화 신고수레를 끌며 거름을 나르신다텃밭 일구시는 노구의 발 밑에신의 그림자 길게 비친다썩는 거름똥내가 천지에 가득한데구수한 향내로다 너털웃음 지으신다진짜 구린 건 인간들이라내장도 썩고 심보도 썩었다며헛기침 뱉으신다아버지, 배추 慈만뒹텃밭채소를 귀한 자식 고추 만지듯 쓰다듬으신다자연이 낳아준 선물이니라덜 여문 콩꼬투리가 더 안스러워갈쿠리 같은 두 손으로 다둑이실 때작은 소우주 아버지의 텃밭은날마다 천지창조를 맞는다<경북 안동시 안기동 대원아파트 102동 805호>발행일 : 97년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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