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최근 IMF 한파로 농가의 시름이 더해가지만 이같은 시기에 나름의 노하우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농민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여성 특유의섬세함과 체계성으로 각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여성농업인들이 위기극복의 주체로 나서고 있어 새로운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본지에서는 생산, 유통, 가공 등 각 분야에서 소신있는 농업철학으로 농업 위기를 슬기롭게 대처하고 있는 3인을 소개한다. <편집자주><생 산>주신복(경북 문경시 문경읍)씨는 지난 17년간 꾸준한 연구와 체계적 계획수립으로 사과를 재배해온 결과 주변으로부터 과수의 베테랑급으로 인정받고 있는 여성 농업경영인이다.‘농업도 경영’이라는 평소 철학대로 날씨변화, 출하량 및 시세에 대해끊임없이 조사, 연구하고 이를 토대로 영농 계획을 수립한 결과 자신만의기술을 축적할 수 있었다.주로 5월까지 한 해의 날씨변화를 예측해 그 해의 수확량, 적과시기 및 적과량 등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수확 이후에는 시세를 분석, 물량이 부족한때에 집중 출하한 결과 1상자에 5만원이라는 고가에 물량 전체를 판매하고있다.이같이 고가에 판매할 수 있는 것은 생산과정에 주력해 고품질만 생산한다는 주씨의 전략이 적중했던 이유도 있다. 일반적인 상품과 차별화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될 수 없다는 것이다.지난해와 같이 저온현상이 지속될 경우 농약사용을 줄이고 다른 생산자들은 한번 이상 하지 않는 적과를 주씨는 다섯 차례 진행해 고품질의 상품을수확했다.이렇게 되기까지 주씨는 과수 관련 각종 교육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등학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현재는 안동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에서 배운 무농약 과수재배에 대해 연구, 조만간 유기농법으로 사과재배를 시도할 계획이다.<가 공>농산물을 생산하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생산한 농산물을 어떻게 다양화시키느냐가 오래전부터 농민들 사이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홍쌍리(전남 광양시)씨 역시 이러한 고민끝에 32년간 매실농사로 다져온능력을 가공품 생산에 접목시켜 내수시장은 물론 해외 유통망을 뚫는데 성공했다.홍씨의 집주변은 매화나무 외에도 매실농축액이 담겨있는 항아리로 발딛을틈조차 없다. 플라스틱통에 담아놓으면 건강에 유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모든 가공품은 항아리에 저장하기 때문이다.현재 소량이나마 LA 등 해외수출이 가능하게 된 것도 사소한 부분에까지건강과 환경을 최우선으로 하는 홍씨의 농업관 덕분이다.또 유기농법을 이용해 생산한 매실을 생산과 동시에 매실농축액, 매실차,매실김치, 매실장아찌 등 8가지 가공품으로 만들어 1년동안 숙성, 공급한것이 소비자와 유통 관계자 사이에 회자되면서 유명세를 탄 영향도 있었다.홍씨는 지금까지 개발해온 가공품 외에 매실간장 등 우리의 전통성을 살릴수 있는 매실가공품을 추가 생산하기 위해 매실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유 통>지난 93년부터 파주지역 주민이 생산한 쌀을 이용, 한과를 생산하고 있는배양숙(경기도 파주시, 파주전통식품 사장)씨는 IMF 경제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은 마케팅에 여성의 날카로운 시각을 접목시키는 것 뿐이라고주장한다.직접 쌀농사를 짓던 배씨가 농민에서 사업가로 변화하게 된 것도 농업에마케팅을 도입해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어려서부터 한과생산기술을 익혀왔던 터라 한과생산에는 별 문제가 없었으나, 홍씨에게 가장 큰 걱정거리는 판로였다.파주전통식품을 운영하기 전부터 개인고객 확보전에 나선 배씨는 연예인을고정고객으로 확보, 비용을 들이지 않고 홍보효과를 누렸다. 그 후 체계적인 유통망 확보를 위해 모제과점과 OEM방식으로 계약출하했으며, 농협 유통망도 활용했다.배씨가 다양한 유통망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실험정신, 평가정신 덕분이다. 한과의 맛을 내는 성분을 다양하게 시도하고, 소비자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항상 검증해왔던 것이다.배씨는 그동안 축적해온 기술을 토대로 전국 최초의 전통식품 체인점화도추진하고 있다. 지역주민의 소득향상과 전통식품의 보급 확산, 유통망의 다양화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리자는 취지에서 구상하게 된 전통식품 체인점은 한과 외에도 전통떡과 전통죽 등 전통식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발행일 : 98년 1월 15일
한국농어민신문webmaster@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