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IMF금융지원 등 국가부도 위기속에서 농민들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더욱이 시설채소단지나 축산농가, 경영 개념이 도입된 각종 농업법인체, 위탁영농회사들에게는 여간 고통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반면 일부 지역, 일부농민과 법인들은 “그래도 해보자, 할 수 있다. 그동안 안이했던 자세에서벗어나 정신을 가다듬자”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행정기관도 마찬가지다. 지방자치시대에 지역농업을 개발하는 차원에서 실질적인 지원책을 강구하자는 의욕들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이미 충남도가 지난해 상반기 도내에 무수히 많이 선정된 각종 농업법인체들과 위탁영농회사 등의 사후관리 및 지원차원에서 ‘농기업컨설팅’사업을마련한 바 있다. 이때만해도 주변에서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었다. 농민들도, 농민단체도 그밖의 생산자단체도 “차라리 자금을 지원해달라”는 식이었다.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도내 15개 시·군이 도와 협력하여 시·군당 2개 법인씩, 모두 30개법인에 대해 농기업컨설팅을 통한 경영개선전략 지도를 받았다. 때가 때인지라 농민들과 법인들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일부 농민들이 모여 법인을 만들고 무조건 협업으로 생산·판매만 하면 되는 것으로 출발했던 이들 법인들은 전혀 새로운 시각에서 경영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한 것이다.“우리가 생산하는 제품에 들어가는 비용이 얼마인지, 총 수익에서 원가는얼마였는지 전혀 생각하지 않았어요.” 지난해 농기업컨설팅을 받은 한 법인대표의 말이다.그런가 하면 “국내경쟁을 통해 판매만 했지 수출할 생각은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컨설팅을 받으며 경영자의 마인드를 혁신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말로만 들었던 컴퓨터 농법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습니다” “조합원의 업무 전문화로 능률을 배가시키고 책임경영기법을 도입했습니다” 지난해 컨설팅 대상자들 모두가 한차원 높은 시각으로 눈을 떴다는 평이다.실제로 지난 1월 9일 금산군청 대회의실에는 이 지역 33개 법인대표 대부분과 김현근 군수, 관련 공무원들이 대거 참여 ‘농기업컨설팅사업설명회’의 열기를 고조시켰다. 3시간동안 진행된 이 설명회는 한 사람의 이탈자도없이 진지했는데, 이들 참석자들의 눈에서는 무엇인가 배워보려는 눈빛이역력했다.특히 이날 설명회에는 도 단위에서 선도적으로 추진한 컨설팅사업을 시·군단위에서 직접 필요성을 인식하고 확산시키기 위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할 것이다. 또한 시설자금위주로 정책사업이 추진되고 막상 사업주체인 농업인과 법인의 경영능력 등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기존 농정의 가장 큰 실패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충북도와 금산군이 마련한 이날 설명회는 기존 정책의 개선 방향으로서도 시사하는 바가매우 크다는 지적이다.김 군수의 경우 “농업도 시장원리에 의해 경영되는 시기”라고 강조하고,치밀한 분석과 전략개발 등 대응책 마련을 위해 법인과 농민들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석한 법인대표들도 여기저기에서 질문이 쏟아졌다.“작목개발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나” “최소비용을 투자하여 최대효과를 낳은 사례가 있는가” “외국 선진농업국에서도 이같은 농기업컨설팅이있는가.”또한 단기성 행사를 지양하고 지속적으로 농민과 법인, 행정기관이 유기적관계를 갖고 이런 모임을 자주 갖자는 즉석 제의도 나왔다. 실제로 지난해농기업경영컨설팅을 받은 금산군 사과영농조합법인(대표 박인호)의 경우 컴퓨터 구입과 함께 경영관리 프로그램도입 및 이용으로 공동자재구매와 재고·재무관리, 고객관리 등을 적극 시행해 나가겠다는 구상을 피력했다. 아울러 군의 김상운 농정계장은 “지역농민과 법인들의 경영컨설팅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며 금년에는 지난해에 이어 이 사업을 적극 확대해 많은 협업농(법인)들이 수지타산 맞는 경영혁신을 이루도록 돕겠다고 밝혔다.<금산=윤광진 기자>발행일 : 98년 1월 15일
윤광진yoonk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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