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마을단위서 농산물 선순환 고민
마을공동체 ‘촌스런 밥상’ 육성

부녀회원 요리교실 열어
어르신 공동급식 운영 모색
음식 구독서비스도 준비 나서
다른 지역으로 확산 기대

경남 김해시 생림면에 있는 무척산 아래로 200여 가구가 모여 있는 생철마을. 예로부터 쇠가 많이 났다는 뜻에서 마을 이름이 유래했지만 지금은 따뜻한 온기를 전하는 ‘촌스런 밥상’의 향기가 가득한 곳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생철마을 부녀회원들이 설립한 무척사랑 영농조합법인이 중심이 돼 주변 마을에 거주하는 고령의 어르신에게 로컬푸드로 만든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 

무척사랑 영농조합법인은 로컬푸드를 활용한 사회적경제모델 확산 사업에 선정돼 생림면 내 5개 마을 농촌 어르신들에게 로컬푸드 식자재 꾸러미를 공급하는 한편 각 마을단위에서 로컬푸드가 선순환 하도록 돕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른바 로컬푸드 마을공동체 ‘촌스런 밥상’ 육성 사업이다.

“농촌에 살면서 열심히 농사 지어 내다 파는 것만 생각했지, 우리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해야 한다는 생각은 잘 못하잖아요. 우리 지역에서 나는 식재료로 요리도 하고, 고령의 어르신들에게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단을 제공해야겠다는 생각에 사업에 참여하게 됐어요.” 

강옥례 무척사랑 영농조합법인 대표의 말이다. 무척사랑 영농조합법인은 2020년부터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반찬 배달 활동을 추진해 왔다. 코로나19로 식사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을 돕기 위함이었는데, 마을회관 폐쇄 등으로 공동체 내 돌봄이 더 확산돼야 한다는 생각에 이번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  

이에 그는 생철마을 주변에 있는 생림면 5개 농촌마을 어르신들에게 로컬푸드로 만든 건강한 식재료 꾸러미를 제공하는 한편 각 마을 부녀회원들이 참여하는 요리교실을 열어, 이들이 직접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공동급식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로컬푸드 요리교실 강사로 참여한 김경린 김해영지요리직업전문학교 학교장은 “농촌 어르신들의 식단이 단순할 수 있기 때문에 같은 재료라도 평소에 드셔보지 못한 요리를 준비할 수 있도록 수업을 준비했다”며 “마을 리더들이 요리교실에 참여함으로써 각 마을에 로컬푸드를 기반으로 한 공동급식 체계가 자리 잡을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무척사랑 영농조합법인 조합원들은 로컬푸드 소비가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경제에서 선순환 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무척사랑 영농조합법인 활동을 돕고 있는 김영훈 김해시 농촌활성화지원센터 연구원은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마을 리더들이 각자의 마을에 돌아가 로컬푸드 선순환 체계를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일정 예산을 확보해 마을 어르신들에게 로컬푸드 식재료를 제공하거나 음식을 만들어 제공하는 구독서비스를 해보기 위해 마을 주민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무척사랑 영농조합법인은 이번 활동을 통해 지역 내에서 로컬푸드를 공동급식 식재료 등으로 활용하는 마을이 점차 확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옥례 대표는 “여러 가지 활동을 활발하게 하다 보니 마을에 생기가 돌고 우리 마을로 이사를 와야겠다는 농담 섞인 말도 듣고 있다”며 “로컬푸드 꾸러미를 받으시는 어르신들이 잘 드시고 고맙다는 말을 많이 하시는데 이런 활동이 마을 곳곳에 퍼져 김해에서 나는 농산물이 김해에서 더 많이 소비되도록 하고, 로컬푸드를 활용한 공동급식으로 사회적경제에 기여하는 모델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공동기획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