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지난 21일 부여에서 열린 '조사료자원 이용 시연회'에는 박범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보 직무대리와 안병우 농협축산경제대표이사, 정만교 부여축협 조합장 등이 참석했다.
지난 21일 부여에서 열린 '조사료자원 이용 시연회'에는 박범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보 직무대리와 안병우 농협축산경제대표이사, 정만교 부여축협 조합장 등이 참석했다.

조사료 가격 폭등 등으로 소를 사육하는 농가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가 하천부지의 들풀을 조사료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생산비 증가로 경영난이 심화된 축우농가들에게 생산비 절감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치솟는 조사료 가격

국내산 조사료 작물 ㎏당 평균
2020년 138→올 4월 221원
수입산 가격도 두자릿 수 급등
재배면적 감소 등 수급도 난항

NH한우 월간리포트를 비롯한 농협 자료에 따르면 국내산 조사료 작물의 ㎏당 평균가격은 2020년 138원, 2021년 154원, 올 4월 221원으로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2020년 대비 올 4월 가격은 무려 60.1% 급등했다. 특히 농가 사용량이 많은 생볏짚은 2020년 143원에서 2022년 4월 194원으로, 35.6% 상승했다.

여기에 수입 조사료 가격도 크게 올랐다. 톤당 페스큐 가격은 2021년 평균 가격(296.7달러) 보다 22.4% 오른 363.3달러에, 티모시와 라이그라스도 각각 17.8%, 26.5% 상승한 527.8달러, 33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연맥 가격은 379달러로 15.6% 올랐다.

조사료 수급도 원활치 않다. 봄 가뭄으로 올해 동계작물 수확량은 전년대비 20%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산 티모시 재배면적이 소폭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생산량 감소가 예상되고 호주산 연맥은 물가 상승에 따른 생산비 증가로 재배면적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잖다. 여기에 미국산 페스큐와 에뉴얼은 일부 농가들의 생산 작물 전환으로 생산량 감소가 예상되고 여전히 컨테이너 부족 등 선적과 물류 상황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충남 아산의 한 농가는 “코로나19 이후 조사료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지난해부터 조사료 가격이 50% 이상 올랐다. 400원 초반이었던 TMR 가격은 40~50원 또 올랐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사료 원료들이 부르는 게 값일 만큼 더 오르고 있다”고 호소했다.
 

 

하천부지 조사료 자원, 생산비 절감 대안될까

들풀 사일리지 생산비용 
국내산 볏짚 값의 80% 수준
조단백질 함량도 더 많아 

농림축산식품부는 하천부지의 들풀을 조사료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생산비 절감 대안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와 농협은 지난 21일 충남 부여군에 위치한 금강유역 신리지구에서 ‘하천부지 활용 조사료 자원 이용시연회’를 개최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하천부지의 들풀은 사료적 가치가 우수해 이를 사일리지 제조에 활용하면 농장 생산비 절감 등에 효과적이다. 실제 부여축협(조합장 정만교)은 금강 유역 하천부지(140ha) 내 들풀을 수거해 연간 875톤의 사일리지를 생산, 325농가에 환원하고 있다. 부여축협에 따르면 하천부지의 들풀 사일리지 생산비용은 1롤(350㎏)당 약 6만 원에 불과하다. 국내산 볏짚 가격(7만5000원)의 80% 수준이다.

정만교 조합장은 “하천부지 1ha에서 9롤의 들풀 사일리지가 생산된다. ha당 생산비는 약 53만 원으로 1롤당 6만 원 수준”이라며 “들풀을 활용한 사일리지는 사료값 상승에 대응해 훌륭한 사료 원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천부지 들풀의 품질에 대해 박형수 축산과학원 연구관은 “하천부지에서 자생하는 대표적인 들풀인 억새는 9월 이전에 수확하면 조단백질 함량이 최소 5.18%에서 최대 11.74%로 사료적 가치가 볏짚(2.7%)에 비해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농협도 하천부지를 활용하는 것이 조사료 공급 확대에 일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류지만 농협경제지주 조사료팀장은 “(조사료 재배지역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하천부지가 전국적으로 많다. 하천부지는 하천의 유기물만으로도 충분히 조사료를 재배할 가능성이 있다. (조사료 가격 폭등 속에서) 하천부지 등을 활용해 조사료를 생산하면 농가 경영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일부 축협에서 하천부지를 활용한 조사료 재배를 추진해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여러 축협이 참여한다면 농협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부분도 검토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는 하천부지 활용을 위해 하천법 소관 부서인 환경부와 하천 점용 허가를 통해 들풀을 수거하고 사일리지를 제조할 수 있도록 사전 협의한 것은 물론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하천부지 등 유휴지를 적극 발굴하는 등 조사료 자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박범수 농식품부 차관보 직무대리는 “축산농가와 관련 업계가 신규 조사료 생산부지 확보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며 “정부도 하천부지 등 유휴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지원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축산업계와 긴밀히 협조해 사료비 절감이라는 과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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