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15일 기준 20kg 5만1826원
두 달여 만에 8.8% 하락
11월 이후 낙폭 가팔라
쌀값 붕괴 현실화 우려 고조

12월 15일자 전국 평균 산지쌀값이 5만1826원(20kg)으로 열흘 전인 5일자 5만2586원보다 1.4% 떨어졌다. 11월 이후 가장 큰 낙폭으로 산지쌀값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쌀값 붕괴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로 인해 RPC의 벼 매입단가도 40kg 기준 지난해보다 3000~4000원 떨어진 수준에서 확정되자 지역적으로 쌀농가들과 마찰도 불거지고 있다. 다만 경기와 강원도의 RPC 벼(계약재배) 매입단가는 지난해보다 다소 높아 예외적이다.  

통계청 산지쌀값 조사에 따르면 수확기에 진입한 지난 10월 5일 20kg 기준 5만6803원이었던 산지쌀값이 줄곧 하락해 12월 15일자엔 5만1826원을 기록했다. 두 달여 만에 4977원이 빠지면서 8.8%나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RPC(농협, 민간)의 벼 매입단가도 지난해보다 크게 하락한 수준에서 결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와 강원도를 제외한 농협의 고품질품종 계약재배 매입가격은 지역에 따라 40kg 포대당 6만6000~7만원 수준이고, 민간RPC들은 6만5000~6만8000원 선으로 농협보다 다소 낮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또한 일반 혼합품종의 경우 농협은 6만3000원 안팎, 민간RPC는 6만1000~6만2000원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이처럼 지난해보다 벼 시세가 하락한 가운데, 그마저도 농가들이 출하할 곳을 찾지 못해 보관 중인 벼는 산지거래가 끊겨 이중고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일선 쌀농가들은 “농협에 벼를 출하했더라도 선지급만 통장에 들어온 상태이고, 아직도 많은 농가들이 처분하지 못한 벼를 창고에 쌓아놓고 있다”며 “농협들도 더 이상 벼를 받을 수 없다하고, 예년과 달리 벼를 사겠다는 양곡상인들의 발길은 이미 실종됐다. 벼값도 제대로 받지 못해 돈이 부족하다보니 영농비 정산도 미뤄놓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한다. 

벌써부터 손해를 감수하고 쌀을 도소매유통에 처분하는 RPC들도 속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가 쌀 시장격리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쌀값을 떨어뜨리고 있는 가운데, 재고로 보유하고 있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적자가 불어나기 때문이다. 쌀 역계절진폭 상황에선 RPC들이 쌀 투매로 적자폭을 줄이는 손절현상도 나타난다. 

이 같은 문제로 여야 대선후보는 물론 국회의원, 농민단체, 농협 조합장 등은 정부의 조속한 시장격리를 촉구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물가를 이유로 쌀값을 떨어뜨리며 농민과 농촌경제를 사지에 몰아넣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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