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라이스 푸드, 라이스 월드 ⑩성찬식품

[한국농어민신문 문광운 농식품전문기자] 

성찬식품은 가마솥 누룽지 맛을 내는 무쇠 주물판을 이용한 특허기술로 전통누룽지 맛을 재현하고 있다. 누룽지 국밥과 크리스피 라이스 등으로 HMR 시장과 수출시장 개척도 주력중이다. 사진은 성찬식품의 종합 제품.
성찬식품은 가마솥 누룽지 맛을 내는 무쇠 주물판을 이용한 특허기술로 전통누룽지 맛을 재현하고 있다. 누룽지 국밥과 크리스피 라이스 등으로 HMR 시장과 수출시장 개척도 주력중이다. 사진은 성찬식품의 종합 제품.

추억의 간식인 누룽지가 제품 형태를 다양화하면서 건강식품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가마솥에 밥을 지으면 바닥에서 자연스럽게 누른 누룽지는 구수한 향과 맛이 으뜸이다. 물을 부어 숭늉으로 먹거나 간식으로 즐겨도 좋은 별미다. 누룽지는 밥을 눌린 전통 방식에서 과자형 스낵과 국밥 등 여러 가지인데 간편하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주목상품으로 부상했다. 경기도 연천의 성찬식품은 40년 전통의 누룽지 전문 업체다. 국내 유통은 물론 수출시장 개척 및 다양한 신제품개발 등으로 누룽지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무쇠 주물판으로 옛맛 그대로 

‘한 면 눌린 누룽지 제조장치’로 
끓였을 때 잘 풀어지고 숭늉맛 일품
율무발아 등 특허기술도 보유

성찬식품 누룽지의 우수성은 특허기술에 있다. 구수하고 향긋한 전통 가마솥누룽지의 맛을 재현한 노하우다. 이를 위해 가마솥과 같은 무쇠 주물판을 사용하는데 쌀을 불리거나 찌지 않고 경기미로 밥을 지은 후 무쇠 주물판에 놓고 한 쪽 면만 열을 가해 은근히 눌려 만든다. 

박병찬(62) 성찬식품 대표는 “쌀로 밥을 지어 누룽지를 만드는 전통방식이어서 끓였을 때 쉽게 퍼지지 않고 누룽지 특유의 구수한 맛을 느낄 수 있다”며 “식사대용이나 간편식으로 제격”이라고 설명했다. 무쇠 주물판의 밑 부분만 굽고 윗면은 밥 상태가 유지돼 건조 후 끓였을 때 잘 풀어지고 식감은 유지돼 숭늉의 구수한 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성찬식품은 이 방식에 대해 2009년 ‘한 면 눌린 누룽지 제조장치’로 실용신안을 등록했다.

현재 시중 유통 누룽지는 제조방법이 다양하고 품질도 천차만별이다. 밥을 한 다음 양면을 굽거나 아예 밥을 하지 않고 쌀을 불려 누룽지 판에 넣고 구워내는 방식 등이다. 쌀을 불려 누룽지 판에서 구워낸 경우 가공성은 좋지만 쌀이 호화가 안 돼 취식을 위해 끓이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다 누룽지 식감도 떨어져 오히려 누룽지 인식만 저하될 우려가 제기된다.

박 대표는 “쌀로 밥을 지은 후 밑 부분은 눌리고 한 쪽은 밥 상태를 유지해야 구수한 숭늉 맛을 내는 제대로 된 전통 누룽지”라며 “누룽지 모양만 갖추고 맛은 떨어지는 제품과는 비교할 수 없는 품질”이라고 강조했다. 

또 하나의 특허는 연천이 주산지인 율무와 관련된 것이다. 2011년 ‘율무의 발아 방법과 그 방법에 의해 제조된 발아율무’에 대한 특허를 냈다. 지난해에는 ‘강정 과자의 폭 방향 절단 장치’ 특허를 등록했다. 강정의 경우 일정한 틀을 잡은 후 정교한 절단 기술이 요구되는데 기존에는 사람이 막대 자를 대고 절단했다. 이후 자동절단 장치가 나왔지만 성찬식품 특허는 강정의 폭 방향을 일정하게 맞춰 절단하는 기술이다. 

품질은 정부인증이 증명한다. 2007년 전통식품 품질인증을 취득한데 이어 2011년 ISO 9001, 2014년 HACCP 및 유기가공 인증서를 받았다. 2017년 FSSC 22000 인증을 취득해 국제적 공인을 갖췄다.

쌀도 전량 국산을 사용하는데 연간 170톤 정도다. 누룽지용 쌀의 경우 경기미를 고집하는데  연간 120톤을 사용한다. 쌀과자인 크리스피라이스 원료도 국내산 가공용정부미를 연간 50톤 정도 사용하고 있다.

성찬식품의 출발은 과채류 ‘정과’가 원조다. 박병찬 대표의 부친이 정과 제조로 시작한 것이다. 올해 87세인 부친(박성근)이 1965년 서울 마포에서 한일식품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품목은 결혼식 등의 폐백용 정과. 사과나 당근, 연근 등의 과채류를 썰어 당절임한 것이다.  

이후 1979년 회사명을 성찬식품으로 변경했다. 1985년에는 포천 소흘읍으로 공장을 옮겼다. 하지만 주변 공단의 활성화로 인력구하기가 어려워지자 1990년 현재의 연천 전곡으로 이전했다. 박 대표는 1987년 입사해 생산 공정과 마케팅 등 경영전반을 익혔다. 이후 1998년 대표이사를 맡으며 가업을 계승하고 있다. 창업 46년의 전통과 역사를 자랑한다.

규모는 부지 1만1572㎡(3500평)으로 건평은 1공장 2645㎡(800평), 2공장 727㎡(220평). 내년에 완공되는 2공장은 크리스피라이스 등 스낵과 유탕누룽지 등의 노하우를 접목한 수출용 설비다.
 

성찬식품은 누룽지와 스낵, 강정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다. 사진은 제품별 공정.
성찬식품은 누룽지와 스낵, 강정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다. 사진은 제품별 공정.

 경기미 고집연간 120톤 사용 

누룽지 16종 비롯 70여 제품 선보여
외국인 입맛 겨냥 스낵류도 다양
깨돌이 등 전통맛 살린 강정도 인기

생산 품목은 7가지로 70여 제품에 이른다. 주력품목인 누룽지 16종을 비롯한 누룽지스낵(글루텐 프리) 7종, 스낵 9종, 강정 6종, 선물세트 3종, 수출용 9종, OEM 21종 등 다양하다. 누룽지의 경우 가마솥누룽지 맛을 자랑하는데 끓임용, 간식용, 현미누룽지, 발아현미누룽지, 유기농누룽지, 누룽지탕, 누룽지국밥 등이 있다. 컵형 누룽지국밥은 김치맛, 시금치된장맛, 가쓰오우동맛, 누룽지 곰탕 등 4종으로 HMR시장을 겨냥한 전략 품목이다. 

누룽지스낵은 깜밥누룽지스낵, 흑미누룽지스낵, 검은콩현미칩과 수출용 크리스피라이스, 크리스피 블랙라이스, 칠리맛 크리스피라이스, 치즈맛 크리스피라이스 등이 인기다. 밥을 무쇠 주물판에 놓고 은근한 불로 눌려 누룽지를 만든 다음 식용유에 튀겨 물엿에 코팅했는데 맛이 고소하다. 외국인들의 입맛을 당기는데 콘셉트를 맞췄다.

일반 스낵은 유탕처리 식품으로 김맛나, 깻잎맛콘, 생강맛콘, 파래맛 고돌이, 옥돌콘 등이 있다. 간식이나 술안주용이다. 김맛나의 경우 김을 가미한 것으로 추억의 과자다. 깻잎맛콘은 옥수수를 증숙해 깻잎가루와 섞어 벌집 형태로 만들어 유탕처리 후 설탕시럽을 코팅했다. 생강맛콘은 생강맛을 넣었다. 파래맛 고돌이는 고소한 스낵에 파래김을 첨가한 것으로 등산, 낚시, 운동 등 야외 활동에 맞췄다. 옥돌콘은 옥수수 알을 물에 불려 증숙한 다음 튀겨 소량의 소금을 가미했는데 고소하고 짭짤한 맛을 낸다. 

강정은 깨돌이, 참깨맛 호박씨강정, 김맛 호박씨강정 등이다. 깨돌이는 전통 강정 맛을 재현한 것으로 참깨나 들깨를 볶아 물엿에 버무려 고소하다. 참깨맛 호박씨강정은 인조깨와 호박씨, 참깨, 땅콩을 섞어 시럽에 버무렸다. 김맛 호박씨강정도 인조깨에 파래김과 호박씨를 첨가해 당 시럽을 혼합한 것이다.

제조공정은 품목에 따라 차이가 있다. 누룽지라인과 스낵 및 강정라인으로 구분된다. 누룽지는 쌀을 도정해 세척해 밥을 한 후 누룽지로 성형한 다음 건조, 포장, 보관을 거쳐 출고한다. 누룽지스낵은 도정과 세척 및 취반, 누룽지성형, 건조까지는 누룽지와 같은데 숙성과 시럽코팅 과정이 추가된다. 이후 건조, 포장, 보관 후 출고하고 있다. 강정은 원료입실 후 1~2차 시럽 농축을 거쳐 배합한 다음 성형, 냉각, 내포장을 거쳐 금속검출과 중량체크 후 출고한다.

이들 제품은 편의점인 CU와 이마트 에브리데이를 비롯한 농협 하나로클럽 등을 통해 유통된다. 온라인은 카카오 메이커스와 자체 홈페이지(www.sungchan.co.kr)에서 구입할 수 있다. 
 

성찬식품이 생산하는 주요 제품들. 
성찬식품이 생산하는 주요 제품들. 

 가정간편식 제품 확대 박차 

미국 시작, 프랑스·캐나다 등 진출
러시아·독일·베트남시장 공략도
 

특히 수출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2006년 처음으로 미국에 컵누룽지 4만5000천 달러를 수출했다. 현재 미국과 프랑스, 캐나다에 수출하고 있다. 수출시장 확대를 위해 러시아, 독일, 중국, 베트남 등의 박람회에 참가해 홍보를 집중했다. 소비자들의 기호를 분석한 결과 일반 누룽지보다 크리스피라이스 등 바삭하고 고소한 쌀 스낵류의 수출 가능성을 확인하고 바이어를 적극 타진하고 있다.

2017년 미국 코스트코 매장에 누룽지국밥과 크리스피라이스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견과류가 들어간 강정도 인기 수출 품목이었다. 지금은 신규 바이어와 가격을 협상중이다.

제품의 우수성은 정부의 우수 쌀가공품 TOP10에 두 번이나 선정된 데서 증명된다. 2011년 검은콩 현미스낵에 이어 2018년 견과류가 들어 있는 흑미 누룽지스낵으로 수상했다. 올해도 지난 7월 킨텍스에서 열린 라이스 쇼에 스낵제품인 글루텐 프리의 크리스피라이스와 크리스피 블랙라이스, 칠리맛 크리스피라이스, 치즈맛 크리스피라이스 등 4종을 선보였다. 이같은 노력으로 2008년 산자부 지역특화 선도 기업에 선정된데 이어 2013년 농식품부 장관상을 받았다.

박병찬 대표는 “향후 온라인유통 강화와 함께 해물탕수 누룽지 등 HMR 시장을 겨냥한 제품개발에 나선다”며 “품목 확대와 함께 누룽지프랜차이즈도 도입할 방침”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문광운 농식품전문기자> moonkw@agrinet.co.kr
 

박병찬 성찬식품 대표
“구수한 전통 누룽지, 건강한 간식으로”

온라인 유통망 강화로 판매 확대
제품 다양화소비자 선택폭 넓혀

박병찬 대표가 자사 누룽지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박병찬 대표가 자사 누룽지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전통 가마솥누룽지의 구수한 맛으로 소비자들의 건강한 식생활에 기여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박병찬 성찬식품 대표가 강조하는 경영 모토다. 이는 경영이념인 ‘정직한 원료, 정확한 방법, 정직한 마음’이란 3정(正)을 바탕을 한다.  박 대표는 “특허기술을 접목한 설비와 위생을 바탕으로 영양을 가미해 현대인의 기호에 맞는 가마솥누룽지 맛을 추구한다”며 “누룽지스낵과 강정 등 다양한 제품으로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건강한 간식을 제공하는데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성찬식품은 누룽지를 비롯한 정과, 스낵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면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같은 46년 전통의 역사는 위기극복의 산물이다. 정과와 강정의 경우 중국산 원료가 많았는데 1990년말부터 저가의 완제품이 수입되자 가격경쟁에서 밀려났다. 신제품 개발로 극복할 수밖에 없었다.

박 대표는 “인절미 스낵인 쌀 퍼핑 제품을 내놓았는데 당시 소비트렌드로는 너무 빨랐다”며 “2004년 직장인들의 아침 대용이자 숙취 해소용으로 즉석 컵누룽지를 개발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1년 이상 매출이 없었다. 누룽지 1kg이 쌀 10kg보다 비싸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꼈던 것. 다행히 식품박람회에서 킴스클럽 바이어가 관심을 보여 2005년 말 입점했는데 소비자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이어서 농협하나로마트에 납품하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온라인 유통망이 미흡한 원인이다. 소비자들의 비대면 생활과 함께 가정간편식(HMR)이 선호되면서 온라인 구매가 증가했지만 성찬식품은 오히려 매출하락이란 쓴잔을 마셨다. 이에 따라 온라인 유통망을 확대하면서 제품다양화로 소비자 선택폭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박 대표의 또 다른 고민은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누룽지시장의 경쟁과열. 국내 누룽지시장은 연간 5000억원 규모로 수백 개 업체가 경쟁하는 구조다. 박 대표는 “가격경쟁이 심화되면 품질보다 생산비 절감을 우선하는데 이는 품질이 낮은 저가 상품 생산으로 이어져 결국 소비자 외면과 업계 공멸을 초래한다”고 우려했다. 

성찬식품은 전통 누룽지를 유지하되 공정단순화를 위한 자동화생산시스템 개발에 연구력을 집중하고 있다. 신제품 개발과 수출시장 개척도 주력 추진분야다. 박 대표는 “누룽지국밥의 경우 건더기와 수프를 곁들여 HMR 시장을 겨냥하면서 스낵인 크리스피라이스를 다양화해 수출에 나선다”며 “바이어상담 결과 제품력을 인정받은 만큼 가격조정을 통한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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