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백종운 기자] 

강원도 고랭지 무 가격이 전년대비 1/5 수준에 불과해 출하비용도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강원도 고랭지 무 가격이 전년대비 1/5 수준에 불과해 출하비용도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강원 평창 무 농사 이웅재 씨
예초기로 4700㎡ 모두 폐기 등

영서지역 잦은비도 피해 키워

깊어가는 가을 수확기를 맞아 풍성해야할 강원도 농업인들의 마음이 시름으로 깊어지고 있다.

인력난과 농산물 가격 폭락으로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가을비가 계속되면서 수확에 차질을 빚고 있는데다 생산량마저 줄었기 때문이다. 군대 급식 전자조달시스템 도입으로 축산 농가의 피해도 우려되는 실정이다.

평창군에서 4700㎡의 무 농사를 짓는 이웅재 씨는 수확을 포기하고 예초기로 모두 폐기해 버렸다. 잘려나가는 무를 볼 때 심정은 자신의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다고 했다. 희망과 여름날의 고생들의 결과물을 자신의 손으로 폐기하는 것이 잔인하기 까지 했다는 것이다.

홍천군에서 1만4000㎡의 감자와 1만9000㎡의 무 농사를 짓는 박 모씨는 올해 농사지은 농작물수확을 포기할 것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지난 10월 13일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경매가격은 무 20kg 한 상자에 2000∼4500원 정도에 낙찰됐다. 지난해 이 시기 무 20kg 한 상자에 1만9000~2만1000원에 낙찰된 것과 비교하면 1/5 가격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무 20kg 한 상자를 출하하기 위해서는 작업비 1300원, 상자비 1200원, 운임 1000원, 수수료 700원 등 4200원 이상이 들어가는데 지금 가격으로는 출하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강릉, 평창, 태백, 정선, 영월 등 고랭지 지역 농업인들은 “농산물 가격이 조금만 오르면 마치 물가상승의 주범이 농산물인 것처럼 호도하며 수입과 비축물량 방출로 가격을 떨어트리려 애쓰는 당국은 이런 상황은 항상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농민들은 “농산물 가격 폭락으로 반대 상황이 발생한 지금은 시장의 약자인 농업인들의 입장에서 생산비 보존을 위한 산지 폐기 처분 등 농업인들의 손해를 보존해 줄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본격적인 농작물 수확이 시작된 10월에 접어들어 강원도 강수일수는 영동 6.3일, 영서 7.8일로 파악됐다. 영서 지역의 경우 지난 2001년 같은 기간 5.7일보다 2.1일 늘어나 기상관측 이래 같은 기간 가장 많은 10월 강수일수를 기록했다. 가을비는 강수량에 상관없이 일조량이 떨어지고 농작업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져 이로 인한 농작물 피해로 속출하게 된다.

양구군에서 7만2000㎡ 벼농사를 짓고 있는 김모 씨는 “10월 들어 잦은 비로 벼 수확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수확량도 줄고 품질도 떨어져 피해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인제군에서 고추농사를 짓고 있는 심모 씨는 “가을비가 계속 되면서 수확이 어렵고 밭작물에 병해충이 발생해 작물이 피해를 입고 있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강원=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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