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대한민국 농업박람회 결산

[한국농어민신문 김선아 기자]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팜피트의 란비르 찬드라 대표가 농업 혁신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한 농업 솔루션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팜피트의 란비르 찬드라 대표가 농업 혁신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한 농업 솔루션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4일간 누리집 페이지뷰 250만  
채용상담 건수 8005건 달해
판매전 매출 2억7000여 만원

데이터 기반 농업은 세계 식량문제 해소와 지구환경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까. 스마트 농업이 고령화와 기후변화를 극복하는 지속가능한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는 농업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바꾸게 될까.

‘새로운 농업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2021 대한민국 농업박람회’가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4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주관해 온라인으로 추진된 이번 박람회는 농업혁신기술과 글로벌 최신 트렌드를 확인하고, 농업의 새로운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는 평가다.

박람회 공식 누리집(agri-show.kr)과 유튜브 등을 통해 총 210여개에 달하는 영상 콘텐츠가 제공됐고, 4일간 143만명 이상이 누리집을 방문해 250만 페이지뷰를 기록했다. 청년들의 취창업 지원을 위한 화상면접·온라인 채용상담 건수는 8005건이 진행됐다. 농협몰(라이블리)과 네이버 쇼핑 라이브 등을 통해 진행한 국산 농축산물 기획판매전에서는 2억7000여 만원 규모의 농식품이 판매됐다.

특히 ‘미래기술 특별세션’은 혁신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한 농업기술의 현황과 미래를 조망해 보고, 농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다각도의 논의가 이뤄져 방문객들의 관심이 가장 높았다.

해외 초청 연사로 참여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에저 팜피트’ 개발자 란비르 찬드라와 파머스비즈니스네트워크(FNB) 찰스 배론 대표의 강연 내용을 소개한다. 강연 내용은 박람회 이후에도 누리집과 유튜브를 통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파머스비즈니스네트워크(FBN)의 찰스 배론 책임자는 데이터와 혁신 기술이 만들어내고 있는 농업의 새로운 미래에 대한 담론을 나눴다.
파머스비즈니스네트워크(FBN)의 찰스 배론 책임자는 데이터와 혁신 기술이 만들어내고 있는 농업의 새로운 미래에 대한 담론을 나눴다.

▶MS가 정밀농업에 주목한 이유
세계 인구 먹여 살리려면
식량 생산량 50% 확대 필요
세계 모든 농장 데이터 매핑
적시에 적정한 영농기술 활용
물·농약 낭비 막을 수 있어

마이크로소프트(MS) 수석과학자로 MS의 정밀농업 솔루션인 ‘애저 팜비트(Azure FarmBeats)’를 개발한 란비르 찬드라는 미국 시애틀에서 화상으로 연결, ‘미래기술 특별세션’의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섰다. 그는 “데이터 기반 농업이 세계 식량문제 해결하는 가장 유망한 방법 중 하나”라면서 “데이터 기반 농업은 농산물 수확량 증가와 비용 절감에도 기여하며, 이같은 이유로 지구환경에도 훨씬 좋다”고 밝혔다.

세계 인구를 먹여 살리려면 앞으로 식량 생산이 50% 늘어야하는데, 그 과정에서 지구에 해를 끼치지 않으려면 데이터 기반 정밀농업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 그는 세계의 모든 농장을 데이터로 매핑하게 되면 농장내 토양의 수분 함량과 양분 함량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필요한 곳에만 물을 주고 필요한 곳에만 농약을 칠 수 있어 물과 농약의 낭비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비용. 란비르는 “농장 한 복판의 데이터를 수집하려면 센서와 드론 등이 필요한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으니 AI 활용도가 떨어진다”면서 “팜비트가 TV 유휴 주파수기술을 활용해 데이터를 전송한다거나 드론과 인공지능을 활용해 농장내 센서를 1/10로 줄이는 등의 혁신기술을 개발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밀농업기술은 MS에서 개발 중인 여러 혁신기술 중 하나로, 네트워크와 에지 컴퓨팅 등을 활용해 필요한 하드웨어 규모를 낮추고 로봇기술로 영농비용과 인건비를 줄이는 게 목표”라면서 “이를 통해 농장에서 적시에 적절한 장소에 적절한 영농방법이 활용되도록 지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개발 중인 대부분의 기술은 선진국과 수십 에이커의 토지를 타깃으로 한다. 1ha 미만의 토지를 경작하는, 전 세계 5억명에 달하는 영세농가는 디지털 농업기술에 접근하기 어려운 게 현실. 이들도 수혜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세계의 많은 정부가 농업보조금을 지급하고 비료나 종자보조금도 주는데 데이터 기반 솔루션 보조금을 지급하지 못하란 법이 없다”면서 “각국 정부가 협력해 함께 넘어야 할 장벽”이라고 말했다.

▶‘농민을 위한 아마존’ FNB의 비전

종자·농약·비료 공급업체 비해
농가 가져가는 이익 가장 적어
디지털 네트워크 구축 통해
시장 참여자간 정보 투명 공개
수익성·지속가능성 제고 가능

“전 세계에서 대체로 농가의 몫으로 떨어지는 이익은 종자·농약·비료를 판매하는 공급업체들과 최종 소비자에게 농산물을 파는 곡물 마케팅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농가는 중간의 모든 나머지 일을 담당하는데 결국 가져가는 이익은 가장 적다. FBN은 이것을 바꾸고 싶었고, 그 방법으로 디지털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미국, 캐나다, 호주의 2만7000여 농장이 참여해 ‘농업계의 구글’이라 불리는 FBN(Farmers Businsess Network)의 찰스 배런 책임자는 FBN을 출범시킨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농업의 많은 문제는 시장 참여자간 투명성과 조율이 부족한 데서 발생하고 디지털 네트워크는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데 일조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데이터와 상거래를 통해 농가들을 서로 연결하고 농장의 수익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사회와 환경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농업 부문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가격 투명성의 부재로, 사고자 하는 상품의 실제 가격이 얼마인지, 적정가격을 지불하고 있는지 농업인들이 알 수가 없는 구조”라면서 FBN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농자재 가격을 바로잡은 사례를 소개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농업인들이 공유한 영수증 수천개를 확인, 두 농가가 같은 유명제품을 구매하면서 치른 가격이 적게는 서너배에서 많게는 일곱배까지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

그는 “근본적으로 시장이 투명하지 않아 생긴 일”이라며 “FBN은 전국적으로 투명한 가격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FBN 네트워크에서 최고 제품과 최저가격 확인이 가능하고, 이를 계기로 시장경쟁이 생겨 FBN 회원이 아닌 많은 농업인들도 혜택을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찰스 배런은 “농업시대가 도래한 수천년 전부터 인간은 서로 협력해 생산력을 극대화하고 배울을 촉진하고 새로운 전략과 방법론을 제시해 왔다”면서 “이제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대규모 클라우드 컴퓨팅 등을 통해 전송되는 엄청난 데이터와 인간 해석의 지혜를 결합, 농장 경영의 과정에서 농업인이 더 나은 결정,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선아 기자 kimsa@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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