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농림수산식품관련 박람회는 격년으로 열리는 씨엠스타와 매년 열리는 서울식품전, 농림수산식품대축제 등 3개에 달한다. 그러나 이같은 박람회는 그동안 생산자는 물론 소비자, 해외업체들에게 종합적인 전시의 장을 마련하지 못해 일정부분 개선책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전문성의 부족으로 처음 시작되던 당시의 목표에 이르지 못하고 대외적 여론도 크게 고양된 것이 아니라는 평가다. 이에 본보는 국내외에서 열리는박람회의 이 문제점을 분석하고 바람직한 전시회상을 정립코자 관련내용을게재한다.농림축수산업 관련제품을 대상으로 농림부가 2년마다 개최하는 서울국제농림축수산기계박람회(SIEMSTA)가 농민들에게 실질정보를 제공하고 참여업체에 대한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관련업계에 따르면 씨엠스타는 농림축수산관련 국내 최대행사이면서도 참여하는 업체가 업종별로 첨단기술을 선도하거나 관련산업의 발전상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장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따라 관련업체들은 해가 갈수록 관심도가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우수업체들의 참여율이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다.지난해 열린 씨엠스타에서 경력업체들이 줄고 신규업체들의 참여가 대폭증가한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외국의 참여업체도 업계의 새로운 동향을파악할 수 있기 보다는 당장의 판매확대를 목적으로 한 부품이나 자재업체들이 주종을 이뤘다.이는 박람회가 당초 개최목적인 농어민들의 신기술과 새로운 농관련 산업의 조류를 습득하기 위해 참여업체를 모집했다기 보다는 박람회 이익창출에만 관심을 가져 관련산업의 미래를 제시하는데 실패했다는 지적까지 일 정도다.특히 전시장에 부대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한국종합전시장(KOEX)측이 수익성추구에만 치우쳐 주최인 농림부와 주관인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이 의도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그러나 문제는 KOEX측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행사를 주관한 농기계조합이참여업체를 모집하는데 있어서 대외홍보에 지나치게 소극적이었고 미래지향적 농관련산업 주도업체들을 많이 유치하는데 실패한 것이 그것이다. 물론전시장 서비스의 부실로 한 번 이 행사에 경험한 업체들이 다시 참여하지않는 경우도 있겠지만 행사 주관자가 우수업체들을 적극 유치하려는 프로그램의 개발과 새로운 이벤트를 시도하지 않은 것은 앞으로도 풀어야 할 숙제다.농림부도 신경써야 할 일이 있다. 행사를 위해 예산을 확보하는데 그쳐서는 안된다. 전체 행사를 관리하는 측면에서 종합전시장측의 고객서비스 미흡을 지적해 내고 그들의 잘못 때문에 전시참여업체나 관람객들이 다음 행사때에 발길을 돌리는 일은 없도록 치밀한 관리를 해야하는 것이 농림부의몫이다.이같은 전반적인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관계자들은 박람회 개최에 대한 종합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박람회는 우선 목표와 추진방향을 명확히 해야 한다. 관련산업의 현 조류를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던가, 첨단기술을 지향한다던가, 물류개선을 위한산업전이라던가 등 확실한 표적을 주제로 삼아야 행사내용이 변질되지 않을수 있다.또 참여업체를 모집하는데 있어서는 제품이나 회사의 참여기준을 설정하는등 참여자격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자격제한이 없을 경우 참여업체제품의 불량을 검증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안심하고 관람객에게 볼거리를제공할 수 없다.사람을 끌어 모으기 위한 이벤트의 개발도 중요한 문제다. 박람회는 기본적으로 참여업체에 이익을 줘야 한다는 지적이다.이와관련 이동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농관련산업의 진흥을목적으로 한 농산업박람회에 대해 효과를 실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업체의필요에 의해서라기 보다는 외부의 필요에 의해 접근됐기 때문”이라며 “이의 극복을 위해서는 관련업체들의 이익이 보장되고 실질적으로 바이어와 연결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위원은 또 “짜임새있고 집중적인 홍보는 물론이고 업계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한다”며 “방만한 농산업 전체를총괄하기 보다는 분야별 특성에 맞춰 성격을 구체화하고 전문성을 살린 박람회도 한가지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김영하 기자>발행일 : 97년 1월 13일
김영하knong120@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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