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산지가격이 추석 이후 큰 폭으로 하락, 양돈농가들이 심각한 경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농협중앙회 축산물 가격정보에 따르면 추석을 갓 지난 9월 17일까지 15만원대를 기록하던 산지 돼지평균가격은 18일 14만원대로 급락한 이후 23일부터 30일까지는 13만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가격폭락사태를 거듭하고 있다. 이같은 가격대는 12만원대까지 떨어졌던 지난해 9월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나 장기적인 경영악재로 양돈농가가 느끼는 체감경기는 지난해보다 훨씬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농가들에 따르면 농가 대부분이 정책자금과 상호금융 등 각종 자금부담을 안고 있어 15만6000원의 생산비 지표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점과 각종 농가부담을 감안, 산지가격이 최소 18만원대는 형성돼야 농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 최근의 13만원대의 산지가격으로는 만기된 대출금 상환은 고사하고 대출금 상환을 하기 위해 다시 대출을 받아야 할 지경이지만 담보여력마저 한계에 달해 이마저 도 용의치 않다. 또한 예상된 경기 불황과 소비가 줄어들수록 삼겹살 편중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소매점들이 손실을 보상하기 위해 삼겹살 가격을 올려 소비 감소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이에 경기지역의 양돈농가들은 “호황을 누렸어야 할 5월 6월 가격이 18만원대에 머물러 사실상 수익을 올리지 못한 해나 마찬가지였다”며 “그나마 수도권지역은 오른 지가를 빌미로 상호금융자금이라도 빌릴 수 있지만 이 조차도 없는 지방의 양돈농가들은 자금융자도 어려워 파산직전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이와 관련, 김포의 한 양돈농가는 “농가입장에서 가격안정을 위해서는 유통구조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양돈농가 대부분이 빚에 빚을 안고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소비시장과 연계한 가격연동제를 도입하는 등 정책당국은 아사직전의 양돈농가들에게 회생을 위한 대안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진우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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